‘대학입학이나 사회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잡아라.’



연말과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나 대학신입생을 겨냥한 방문판매가 활개를 친다. 특히 수능시험이 끝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어학교재·자격증교재 등을 판매하는 상술이 최근 몇 년사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국가기관을 사칭하거나 허위 자격증 정보를 흘리면서 자격증 교재를 판매하고, 설문조사를 가장해 학교·동아리 선배라고 속여 각종 교재를 판매하기도 한다.



또 아르바이트나 취업으로 유혹해 교재를 판매하거나 학원등록을 강요하고, 소프트웨어·컴퓨터 주변기기 등을 강매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사회초년생의 소비자피해를 줄이기 위한 교육이 지난 4일 오전 10시 마산제일여고 강당에서 450여명의 고3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간단한 몸풀기 레크리에이션으로 시작된 교육은 새내기가 알아야 할 소비자 상식교육이란 주제로 마산YMCA 시민중계실 이윤기부장의 강의가 1시간을 넘겼다.



강의는 실제 피해사례를 소개하는 것에서 시작해 계약과 관련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몇가지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뤄졌다.



선배라며 접근해 영어회화 테이프를 판매하고 해약을 거부하는 사례, 설문조사를 가장한 교재구입 계약, 선발하지도 않는 국가공인자격증을 따게 해주겠다며 교재를 판매하는 경우, 고수익을 보장하는 아르바이트 모집광고를 통한 피해 등 피해사례는 다양했다.



이에 대해 이윤기 부장은 “특히 고교 졸업예정자들이 사회경험이 미숙하기 때문에 일부 업자들의 일방적인 선전이나 반강제적인 권유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며 “교재나 물품을 구입한 뒤 혼자서 고민할 필요없이 가까운 소비자 단체를 이용하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이유없는 친절이나 호의는 단호하게 거절할 것 △인적사항을 절대 알려주지 말 것 △구입 권유에 즉시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내용을 잘 읽어보고, 계약서 1부를 보관할 것 △영업사원의 신원을 확보해 둘 것 △구입 의사가 확실할 때 개봉하는 것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윤기 부장은 “우리들의 모든 일상이 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학교교육에서는 계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며 “초등학교때부터 체계적인 소비자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에서는 지난 97년부터 매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비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21일부터 6일까지 마산시내 8개 고등학교 4000여명의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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