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스시마이우'

간편히 먹기 좋은 음식 중 하나인 초밥.

넘쳐나는 회전초밥집 중에서 괜찮은 곳을 하나 발견했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코끼리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스시마이우.

46㎡(14평) 규모의 자그마한 가게라 좀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입구가 좁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긴 공간이 있는 직사각형 모양이다.

스시는 우리말로 하면 초밥인데, 마이우는 사전에 없는 단어다. 맛있다는 뜻의 일종의 은어다. 일본어로 '맛있다'를 '오이시' 또는 '우마이'라고 하는데, 일본 버라이어티 방송에서 출연자들이 '우-마이'를 뒤집어 '마이-우'라고 즐겨 말하면서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스시마이우, 결국 맛있는 초밥집이란 소리다.

치즈대하구이초밥(검정접시·3300원)./박일호 기자

진정 제대로 된 일본식 스시를 맛보려면 이곳을 찾으면 안된다. 뭉친 밥알이 보이지 않을 만큼 덮인 생선과 대를 내려오는 간장 맛을 즐기려면 비싼 초밥집을 찾으면 된다.

일본도 비싼 가격의 전통 초밥집이 있는 한편으로 바쁜 현대인을 겨냥한 저렴한 회전초밥집이 즐비하다. 최근 한국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일본을 제 집 드나들듯 드나드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보다 싼 가격으로 스시를 맛보려는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회전초밥집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창원 출신 맛칼럼니스트 박상현 씨가 지난해 12월 펴낸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에 따르면, 일본에서 초밥은 가격에 따라 음식의 질이 정비례하는 '가격만큼 정직한 맛'을 내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소고기등심초밥(2700원)./박일호 기자

스시마이우 창원점은 이런 상식을 다소 역류하는 집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다.

여러 회전초밥집을 다녀봤지만 '싼 게 비지떡'인 경우가 많았다. 그에 비해 스시마이우는 비교적 싼 값에도 스시 질이 괜찮은 편이다.

특히 서울 본점에서 재료를 가져다 쓰지 않고, 근거리에서 재료를 직접 구해 초밥을 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스시마이우는 창원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7곳 모두가 서울에 위치해 있다.

서울 강남 본점에서 조리사로 일했던 창원점 강진웅(28) 사장은 "서울에서 재료를 받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체인점을 냈다. 생선을 재료로 하니 신선도 유지 면에서도 그렇고, 운송비가 더 들어가니 대표도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치즈연어초밥(1700원)./박일호 기자

수익의 일부를 매달 상납해야 하고 재료도 본점에서만 받아야 하는 여느 체인점과 달리 스시마이우 창원점은 개인 음식점이나 다름없다. 이름만 공유한 셈이다. 강 사장은 "회전초밥집은 20∼30대 젊은 사람들을 주 타깃으로 한다. 체인점 문화에 익숙한 그들을 사로잡으려면 서울에서 자리를 잡은 스시마이우라는 브랜드가 중요했다"고 밝혔다.

광어, 우럭, 농어, 숭어, 방어, 도미와 같은 활어는 마산어시장에서, 연어, 참치 같은 냉동어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서 들여 온다. 소고기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상남시장에서 사고, 쌀·채소·과일 등은 진해중앙시장에서 구입한다.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가게 안에 자리 잡은 수족관에는 생선들이 활개를 치며 움직이고 있다.

활어는 강진웅 사장이 직접 손질한다. 하루 동안 냉장 숙성시켜 사용한다. 초밥에 쓰일 밥알 무게는 14g 정도를 쥐는데, 무게보다 밥맛이 중요하다. 온도는 사람 체온과 가깝게 식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소금과 식초로 간을 한다.

도미초밥(3300원)./박일호 기자

"초밥을 입에 넣고 씹었을 때 밥은 먼저 다 넘어가고 생선만 뒤에 남아 겉돌며 씹히면 안 됩니다. 밥알과 생선이 입안에서 함께 사라져야 해요."

젊은 나이에 나름 실력을 갖추기까지에는 21살부터 3년 동안 서울 한 횟집에서 회를 뜬 경험과 24살부터 초밥 집에서 일하며 익힌 노하우가 크게 작용했다.

창원이 고향인 강 사장은 20살 때 돈을 벌겠다고 무작정 서울에 올랐다가 숙식이 제공되는 횟집에 들어갔다.

"어릴 적부터 손재주 있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요리하면 배고프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게 재미가 있더라고요."

광어지느러미초밥(2700원)./박일호 기자

우여곡절도 많았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그는 17살 때 제빵 기술을 가르쳐 주며 먹이고 재워준다는 말에 멀리 평택까지 갔다가 낭패를 봤다. 월급 한 푼 받지 못하고 차비만 챙겨 겨우 돌아왔다.

스시마이우 회전초밥은 레일 위에 미리 올려놓기보다 주문 즉시 만들어 내는 형식을 취한다. 초밥 대신 롤을 먹으러 오는 손님이 많을 정도로 소스가 흐트러진 롤 맛도 좋다.

방어초밥(2200원)./박일호 기자

강진웅 사장은 "친구 따라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이 입구에서 이런 데서 무슨 초밥을 먹느냐고 해 솔직히 속으로 불쾌했다. 나갈 때 맛있게 먹었다는 말을 듣고 이 맛에 장사하는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20∼30대 젊은층에게 인기가 있는 스시마이우 내부 모습. /박일호 기자

<메뉴 및 위치>

   

◇메뉴: △검정접시(도미·방어뱃살·치즈대하구이 초밥 등) 3300원 △빨강접시(광어지느러미·농어·소고기등심 초밥 등) 2700원 △파랑접시(숭어·방어·연어조림 초밥 등) 2200원 △보라접시(치즈연어·광어 초밥·새우롤 등) 1700원 △초록접시(게살·한치·소라 초밥 등) 1100원.

◇영업 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쉬는 시간 오후 3시 30분∼오후 5시.

◇위치: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23-2번지 동광빌딩 103호. 055-275-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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