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창원시 문화관광과 예술담당 김선미 주무관

창원시는 지난해 K-pop 월드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K-pop의 메카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45개국의 팀이 참여하면서 창원시는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높였다. 덩치가 큰 행사였기에 안전 문제 등 뒷말도 많았지만 대중문화에 목말라하는 지역 청소년의 갈증을 해소했다는 차원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많은 사람의 노력과 공으로 치러진 행사지만 그 핵심에는 창원시 문화관광과 예술담당 김선미(46·사진) 주무관이 있었다. 지난 92년 공직에 발은 들인 그는 21년 공직생활 중 절반 넘게 문화예술과 관련한 업무를 하고 있다.

그의 첫인상과 목소리에서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이 배어났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행사와 관련해 힘들었던 당시의 상황을 먼저 회상했다.

   

"준비를 하면서 직원과 며칠밤을 새워가며 일을 했죠. 당시 행사와 경남도 감사 시기가 겹쳐 감사 준비까지 하느라 힘들었어요. 물론 당일 행사장 통제하면서도 모두 고생했지요. 또 행사를 마치고 안전문제 등 많은 지적이 나왔고 이 탓에 속이 좀 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는 힘들었던 것보다 보람이 더 커 다행이라고 말했다.

"첫해 창원시가 K-pop 페스티벌을 준비할 당시에는 K-pop 문화가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지 몰랐죠. 그런 면에서 창원시가 선점을 잘한 것이죠. 지금은 다른 시에서 이 행사에 눈독을 들인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아무튼,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니 앞으로 지적된 문제를 개선하면서 하면 더 발전할 거라 봅니다."

김 주무관은 K-pop 페스티벌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속상했던 이야기도 털어놨다. 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 딸이 중3인데 다른 아이들은 K-pop 페스티벌 표를 구하고 공연 본다고 난리인데 딸은 엄마가 이 일을 하는데도 아무 말도 안 하는 거라. 그래서 관심이 없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딸도 출연했던 EXO 광팬이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바쁘니까 배려한다고 말도 안 꺼낸 거라. 참 대견하면서도 딸에게 무심한 내가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래서 더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김 주무관의 또 다른 업무는 시립예술단 공연지원 등이다. 김 주무관은 최근 시립예술단을 통한 지역문화 활성화를 고민하고 있다.

시립예술단은 지난 2012년 창원 북면의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전설을 소재로 한 순수 창작 가무악 <백월이 중천하여>를 만들어 지난해까지 2회째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세를 몰아 올해 시립예술단은 해군의 어머니라 불리는 우리 지역 홍은혜 여사의 일대기를 스토리텔링해 창작 뮤지컬 <바다의 노래>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11월께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김 주무관은 "문화 역시 서울 등 중앙에 편중돼 지역에서는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맞는 말"이라면서도 "하지만 서울만 바라보고 예산지원이 적다. 좋은 공연이 안 온다고 하소연만 할 것이 아니다. 그전에 우리 자신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원에도 많은 연극, 음악 등 전분야에 유능한 인재가 많다. 이러한 자원을 엮어내고 힘을 모아 시너지를 발생시키면 지역의 문화 역량이 향상될 것"이라며 "이에 창원시립예술단의 도전이 의미 있다. 지금은 서울보다 못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조금씩 개선하다 보면 역량도 노하우도 쌓이고 10년, 20년 뒤에는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로열티를 받고 팔리는 작품들도 그렇게 도전을 통해 시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는 덩치보다 꿈이 더 큰 사람이었다.

김 주무관은 대학졸업 당시 기자가 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직생활에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으며 더욱더 시민 속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바쁜 엄마로 아내로 가족들에게 못해 준 게 많아 미안하지만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끼고 그래서 행복하고 또 고맙지요. 딸 아이도 무엇을 하든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고 또 그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저도 딸과 가족의 배려가 헛되지 않도록 떳떳한 공무원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고 도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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