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별난 짬뽕 국물'로 소문난 비밀은 횡성태양초

[경남 맛집]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수짬뽕'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2014년 01월 08일 수요일

별난 짬뽕 국물 맛으로 소문난 집을 찾았다.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하이페르상가 1층에 자리 잡은 '수짬뽕'.

매운맛 음식점에는 확실히 여성 손님이 많다. 음식 취향을 남녀 성별에 따라 나눌 순 없겠지만, 매운맛을 특징으로 하는 가게에는 늘 여성 손님이 우세하다.

6일 오후 2시께 찾은 수짬뽕에는 혼자 온 40대 여성, 30대 여성 둘, 그리고 20대 여성에 이끌려 함께 온 연인 등 알싸한 짬뽕과 달짝지근한 탕수육을 맛보러 온 손님이 가득하다.

수짬뽕 사장 김성진(44) 씨는 "여성들이 매운맛을 좋아한다는 걸 말로만 들었지 장사를 하며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신기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붉디붉은 짬뽕 국물색에 흔히 느낄 수 없는 강렬한 매운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묵직한 매운맛을 내면서 빛깔이 예사롭지 않은 재료가 궁금했다.

   
  수짬뽕의 대표 음식 짬뽕. 별난 국물 맛으로 소문났다. /김구연 기자  

횡성 고춧가루. 김성진 사장은 강원도 횡성에서 공수해 온 고춧가루를 직접 내보이며 "국산 고춧가루로 짬뽕 국물을 내는 집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추라고 다 맵지 않듯이 붉은 태양초라도 매운 정도가 다르다. 김 사장이 선택한 강원도 횡성의 태양초는 적당한 매운맛을 내고자 찾아낸 핵심 재료다.

냄새를 맡아보니 은은한 매운향이 난다. 만져보니 미세한 가루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 곱게 빻은 고춧가루는 마치 볼 터치를 하는 화장품 분처럼 곱다.

한 달에 무려 고춧가루 150근을 쓰는 수짬뽕. 김성진 사장은 이 고춧가루 때문에 개점일을 늦추는 비상 상황도 맞닥뜨렸다. "지금 생각하면 에피소드처럼 웃지만 그때는 완전 비상사태였죠. 전국을 돌며 찾아낸 고춧가루였는데 개업 전날 횡성에서 다른 고추가 잘못 왔어요. 개업한다고 따로 광고를 안 내서 다행이지 큰일 날 뻔했어요. 개점을 하루 늦췄죠."

지난해 10월 29일에 문을 연 수짬뽕은 입소문을 타고 찾는 이가 늘고 있지만, 바로 그 고춧가루 때문에 손님들 사이에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 분명히 기존에 익숙한 짬뽕 맛은 아니다.

   
  짬뽕에 쓰이는 횡성 고춧가루. /김구연 기자  

수짬뽕의 첫 번째 특징이 국산 고춧가루라면 두 번째는 배추다. 많은 손님이 김치를 넣은 것 아니냐고 착각하지만 실은 생배추로 매운맛을 잡아준다. 국물과 함께 푹 익은 배추는 단맛을 내며 젓가락으로 뽑아 먹게 하는 매력이 있다. 짬뽕의 나머지 재료는 홍합, 새우, 한치, 바지락, 돼지고기, 목이버섯, 파 등으로 여타 짬뽕집과 다를 게 없다.

같은 재료라도 요리사의 불맛 조절에 따라 중화요리는 하늘과 땅 차이.

수짬뽕 주방을 책임지는 주방장 오성택(40) 씨는 "탄 듯한 불맛. '화근내'라고 하는데 적당히 볶아내는 불 조절이 중화요리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오 주방장의 요리 과정은 거침이 없다. 짬뽕은 물과 뽑은 면을 넣기 전, 재료를 볶아 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오성택 주방장이 손목 스냅을 줄 때마다 움푹 팬 프라이팬 위에서 불이 넘실거리며 불씨가 꺼졌다 살아나기를 반복했다.

   
  요리를 하고 있는 오성택 주방장. /김구연 기자  

짬뽕에 버금가는 인기 메뉴 탕수육은 돼지고기에 직접 옷을 입혀 튀겨낸다. 냉동 돼지고기나 옷까지 입혀져 유통되는 재료는 쓰지 않는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진한 맛이 일품인 소스 재료는 비밀이라며 알려주지 않았다.

공개된 주방을 갖춘 수짬뽕은 요리사의 작업을 누구나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연방 탄성을 자아내는 기자를 향해 중화요리 24년 경력의 오 주방장은 "30~40년 경력의 주방장들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며 자신을 낮췄다.

대구가 고향인 그는 서울에서 요리 생활을 하다 마산이 고향인 아내를 만나 서른두 살에 창원에 내려와 업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중화요리에 입문한 것은 열여섯 살 때다. 친구를 쫓아 서울에 갔다가 친구 외삼촌이 하는 중국집 배달 일을 시작한 게 인연이 됐다.

서열이 분명한 주방의 문화는 엄격하기로 소문나 있다. 양파 썰기, 그릇 닦기, 면 반죽, 면 자르기, 면 삶기 순으로 '면장'을 거치고 나면, 주문량에 맞게 재료를 다듬고 그릇에 올려내는 '칼판'이 된다. 오 주방장이 '불판'이 되어 불 앞에 처음 선 것은 8년 차가 된 스물네 살 때였다.

"불 앞에 처음 선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요리할 때만은 아무 생각이 안 드니까. 오로지 불 앞에만 서 있었죠."

요즘 오 주방장은 아내 그리고 6살과 4살 난 두 아이와 함께 외식을 하는 게 소원이다. 가게에 온 가족이 모여 외식을 하는 걸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단다.

"저뿐 아니라 요리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 식사 시간이 제일 바쁠 때죠. 업이라 생각하고 잘 지내지만, 한창 나들이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수짬뽕의 탕수육. /김구연 기자  

손님들은 불편하겠지만 한 달에 2번 매주 첫째, 셋째 일요일에 찾아오는 휴일이 그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서로 궁합이 좋다는 김성진 사장과 오성택 주방장은 한목소리로 "변치 않는 맛으로 손님에게 배신하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로 점심때 손님이 많이 찾는 수짬뽕은 술과 함께 중국요리를 즐길 손님들을 위한 저녁 안주 메뉴도 준비해놓고 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짬뽕 6000원 △볶음짬뽕 6000원 △잡채밥 6000원 △탕수육 소 8000원·대 1만 3000원. 안주 △깐풍기 2만 원, 고추잡채 2만 원, 깐쇼새우 2만 원.

◇영업 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첫째·셋째 일요일 휴점.

◇위치: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95-1번지 하이페르상가 1층. 055-263-6200.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정연 기자

    • 박정연 기자
  • 삶이 예술이다. 문화체육부 기자 박정연입니다. 공연(연극·음악·무용 등)분야, 맛집, 서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귀기울입니다. 연락처 010-5119-6213, 메일 pjy@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