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억해주세요]3남매 대학까지 키워준 친정어머니 35년 장사 마무리

2013년을 마감하는 날,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었다. 친정어머니(오른쪽에서 둘째)가 35년간 하신 마산부림시장 양말장사를 마감했다. 올해 용띠니까 73세. 여태껏 경제활동을 해오신 억척 할매다. 1979년 박정희 사망하던 날,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복막염수술을 하시고 힘든 일을 못하신다 해서,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시고 그때부터 부림시장 한편에서 옷·그릇·양말 장사를 해오셨다.

자식들이 팥시루떡 해서 주변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고 35년 부림시장 장사 마감하는데 내가 눈물이 났다. 이곳에서 3남매 등록금이며, 우리 집 땟거리며, 집 장만한 돈이며, 손주 용돈이 나왔다. 한때는 명절이면 사람들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했던 곳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주말이면 장사하시는 부모님 도와가며 어깨너머로 세상을 배우던 곳이다.

어릴 때 성질 급하고 호랑이 같은 아버지도 지금은 엄마를 정성껏 섬기신다. 엄마가 몸 좀 아프면 안절부절못하신다. 두 분이 잘 지내시니 자식들도 신경이 덜 쓰인다. 새해 첫날에는 엄마 모시고 장유 숯가마 가서 땀도 빼고, 쑥뜸도 하고, 멸치쌈밥도 먹었다. '김봉금 여사님, 고생 많이 하셨고예, 이제 재미나게 사이시더.'

/황금주(창원시·47)

시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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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범철 기자 010-5578-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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