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3년도 진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제가 진짜 고3이 될 날도…. 언니들이 수능을 치고 나자 우리는 교실을 옮기기도 했고, 기말고사도 쳤고. 학교에서 우리는 정말 고3 수험생 대우 받으면서 생활 하고 있습니다. 방학이 시작되면 더 하겠지요? 다행히 이번 선배들 입시 성적이 좋아서 학교 분위기는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건가 우리 학교가!! 작년엔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자습시키더니 오늘은 이브라고 일찍 가라고! 저는 나름대로 이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어 가족들과 돈가스를 먹으러 갔습니다. 강성현 돈가스라고, 댓거리 스타벅스 근처에 있는 돈가스 집이었습니다. 맛도 있고, 평소에 좋아했던 집이라 동생들은 좋다고 하며 따라갔습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뭔가를 하는 것은 처음인 듯 했습니다.

이 분위기를 몰아 영화도 보기로 해서 윤경이와 엄마는 10시 30분에 있을 영화표를 미리 사두시기도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동생들과 엄마와 댓거리로 나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봐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이렇게 즐겁게 보낸 것은 처음인 듯 싶었습니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집에 있다가 10시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예상대로 영화관에는 커플들이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저는 솔로니까 동생 윤경이랑 당당하게 들어갔습니다. 오늘만큼은 버터갈릭 먹어봤는데 괜찮은 것 같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막~ 먹기에는 조금 별로였습니다. 캐러멜에 익숙해져서 그럴까요?

저는 영화를 볼 때에 막~ 화가 나는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 상영중인 <집으로가는 길>이라든지, 옛날에 <도가니>같은 영화는 이야기를 듣는 것 조차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힘든 생활을 하면서 즐기기 위해서 보는 영화인데, 그 영화조차 저에게 화를 가져다 준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감정이 메말랐는지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감정이입을 해서 보는 횟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오늘 변호인은 솔직히 무슨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보게 된 영화였습니다. 엄마아빠가 보고 싶다고 하셨었고, 그냥 따라나서서 보게된 영화였습니다. 반면에 윤경이는 많이 조사를 하고 온 것 같았습니다. 영화 보면서 "이게 하이라이트 3분이다"라고 말을 해주더군요.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가슴 뭉클하면서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했던 장면은 박진우(임시완)의 첫 면회장면이었습니다. 앞 장면에선 밝았던 진우가 고문을 당하면서 얼마나 정신교육을 받았으면 저렇게까지 말을 할까.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부터 팝콘을 먹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왠지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을 것 같고 짜증이 났습니다.

영화 <변호인> 스틸컷. /위더스 필름

그러면서 문득 떠올랐던 것이 우리학교 수학 선생님이었습니다. 저번에 수업을 하다가 문득 말씀을 해주셨었는데, 선생님께서 대학생 때 데모 주동자가 되어서 고문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때 들을 때는 별 생각없이 들었는데, 영화로 고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하니 뭔가 말하기 힘든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슬프기도 하고 답답했습니다.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 "실화이지만 허구적 사실이 더 많다"라고 했지만 저도 모르게 몰입하고 있었습니다.

재판하는 장면이 주된 장면이 많아서 영화를 보는 내내 <부러진 화살>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 영화에 비해 통쾌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송강호의 연기란! 제가 영화를 보면서 연기에 대해서 감탄을 하거나, 칭찬은 잘 하지 않는데 관상을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연기가 짱이었습니다.

그리고 절 감정이입하게 만든 임시완의 연기! 아마도 이 두 주인공이 이 영화를 살리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중간 중간에 웃음 포인트도 너무 좋았습니다.

요즘 놀기도 많이 놀고, 영화도 많이 보았는데,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오래간만이라 어색하네요. 이제 방학도 되고 고3도 되니 더 '열공'하고 글도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허재희(유별난 첫째·http://herjaehui.tistory.com)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