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 해도 어느덧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 해 경남 음악계를 돌아보면 그리 큰 이슈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 같다. 지난 2012년과 비교해 봐도 크게 달라진 점은 찾아 볼 수 없다.

이를 음악계의 침체기로 평가할 수도 있겠으나 필자 생각으로는 지역 음악계가 바야흐로 안정기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역을 대표하는 창원시립예술단을 비롯한 각 지역 시립예술단들은 각자 특성을 살린 활동들로서 고유한 색깔들을 찾아가고 있다. 통영의 국제음악제, 통합창원시 옛 마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합포만현대음악제 그리고 진주의 이상근 국제음악제 등이 그렇다.

특히 경남을 대표하는 오페라단인 경남오페라단이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0월 공연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경남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경사로는 창원대학교 음악과 출신인 작곡가 김성재의 창작 오페라 '청라언덕(The Memory of Chungna Hill)'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 공모에서 최종 당선되어 성황리에 공연을 가졌던 것이 있다.

'청라언덕'은 대구 출신의 작곡가 박태준(1901~1986)이 곡을 짓고, 창원 출신 이은상(1903~1982)이 노랫말을 붙인 가곡 '동무생각'을 주제로 작곡가 박태준의 일생을 아름다운 색채로 그려낸 오페라다.

경상남도음악협회가 주관한 <경남의 노래> 음반 출반도 빼놓을 수 없다. 경남음악협회는 매년 봄 '경남의 노래'를 주제로, 지역 시인들이 시를 쓰고 그 시에 역시 지역 작곡가들이 곡을 만들고 지역 성악가들이 연주를 하는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만든 많은 작품이 <경남의 노래> 악보집 출판과 음반 출반으로 이어졌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2013년 가장 큰 이슈는 역시 통영국제음악당 개관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통영국제음악당은 경남 첫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서 2006년부터 8년 간 국비 243억 원, 도비 166억 원, 시비 111억 원 등 520억 원을 투입했다. 통영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3만3058㎡의 터에 5층 건물로 지어진 음악당은 갈매기 두 마리가 바다 위를 날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1300석의 메인홀, 300석의 다목적 공연장인 블랙박스, 리허설룸 등을 갖췄다. 메인홀은 경남에서 처음이자 국내에서 네 번째 규모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공식 공연은 2014년 3월 통영국제음악제부터 시작되며, 그 이전까지 다양한 시험 연주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도 이곳에서 열린다. 하지만 음악당의 운영과 관련해 통영이라는 지역적 인프라의 한계 때문에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통영국제음악당이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지는 지역 음악계에 달려 있다.

   

2014년에도 음악계에는 그리 큰 이슈가 보이지 않을 듯하다. 그렇다고 지역 음악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예술인이 왕성한 활동을 하여 다양한 뉴스와 이슈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이슈에 따라 요동치는 것보다는 예술적 활동에 따라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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