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차 동행한 후배 기자 차에 커피 쏟아 직접 세차

<경남도민일보> 이승환 기자의 블로그 글입니다. <경남의 재발견> 출간에 맞춰 취재 뒷이야기와 정보를 편한 문장으로 엮었습니다. 책과 함께 보시면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경남의 재발견' 숨은 주역으로 쉐보레 소형차 '아베오'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취재팀은 현장 취재 때 주로 한 차로 다녔는데… 남석형(마티즈)·박민국(마티즈) 기자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양보(?)를 하는 바람에 주로 아베오가 나섰지. 아! 참고로 '경남의 재발견' 취재 초반부터 신차 구입 뜻이 있었던 남석형 기자는 기어이 '경남의 재발견' 취재가 끝나고 신차를 구입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베오는 촌 구석구석, 물가, 산 중턱과 정상,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경남을 누비고 다녔다.

회사에서 그 공을 높이 사 취재 기간 마모됐을 모든 부품을 비롯한 감가상각 비용을 전액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차주가 아닌 차에게 직접 밝혔다네. 차가 아무 반응이 없자 건방지다며 없던 일이 됐다나 뭐라나. 쿨럭!

여하튼 그런 아베오가 제대로 사람… 아니, 차 대접을 받은 일이 한 번 있었다. 바로 이 장면!

거창 취재 때 마침 '거창국제연극제' 취재 일정이 있어 동행한 김두천 기자가 식사를 마치고 살뜰하게 차를 씻겨 주는 거야. 아니, 왜?

김두천 기자가 커피를 차 지붕에 얹어놓고 트렁크를 열다가 컵이 넘어지는 바람에 차가 커피팩(?)을 먼저 했다고 하네.

김두천(맨 왼쪽) 기자가 열심히 세차를 하고 있는 모습. 뒤에 있는 이승환(가운데) 기자와 남석형 기자는 이를 바라보며 흐뭇한 듯 웃고 있다. /박민국 기자

선배들이 빤히 보고 있는데 그런 사고(?)를 친 김두천 기자는 순간 움찔했어. 우리도 어쩌나 보자하고 있는데 주섬주섬 가게에서 대야에 물을 담아 오더니 뒤처리에 들어간다. 그리고 깔끔한 마무리. 잠시 당황했지만 해결하고 나서 흐뭇해하는 저 표정이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마음에 남아. 덕분에 차는 팔자에 없는 호강을 했고.

'경남의 재발견' 기획 자체가 매우 부담스럽고 힘든 작업이었던 것만은 분명해. 그것만은 과장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숨길 것도 아니야. 하지만, 그런 과정을 흐뭇하게 추억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또한 없을 수 없잖아. 훌쩍 시간이 지나면 그런 것들이 더 짙은 잔상을 남길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

/이승환(3할이면 충분하다·http://go3ha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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