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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들 잊힐리야 오독오독 씹는 그 맛

[경남 맛집] 김해시 내동 '꼼지락 꼼장어'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2013년 12월 18일 수요일

꼼지락 꼼지락 꿈틀거리는 꼼장어. 김해시 내동 먹자골목에 있는 '꼼지락 꼼장어'는 기운이 없거나 입맛이 없을 때 생각나는 곳이다.

김해에 갈 때마다 찾는 곳 중 하나로 골목에서는 모자지간에 사이좋은 가게로 유명하다.

손님맞이와 꼼장어 손질은 사장인 류한상(35) 씨 몫이고, 어머니 정정자(60) 씨는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류한상 사장은 "어머니가 민물장어 장사를 20년 넘게 해도 옆에서 거든 적도 없이 놀러다니기 바빴는데 내가 이렇게 꼼장어를 만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김해 부원동에서 민물장어집을 했던 정정자 씨는 쉴 때도 됐지 싶어 장사를 그만뒀으나 아들이 가게를 낸다니 두 팔 걷어붙이고 힘을 보탰다.

정 씨는 "장사하는 게, 특히 음식 장사라는 게 보통 일은 아니지만 하고 싶어하는데 말릴 수는 없다. 부딪혀 보고 힘들면 그만두겠지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먹자골목에서 4년 동안 자리를 지키며 단골손님을 만들어 가는 아들을 보면서 정 씨는 내심 대견하기도 하고, 일찍 장가를 들어 철든 아들을 보고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

테이블 5개가 전부인 이곳에는 여름에는 손님들이 넘쳐나지만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손님이 적다. 장어는 여름 보양식으로 알려진 데다 여름이 제철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젊은 20∼30대 손님까지 즐겨 찾는데, 가게 앞 먹자골목에 간이용 테이블을 내놓아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겨울에는 40∼50대 단골손님이 주로 찾는 '속닥한' 가게로 변신한다.

늘 표정이 밝은 사장과 어머니 손맛 때문인지 이 집 꼼장어만 먹으러 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힘이 들다가도 "다른 집보다 맛있다"는 소리는 주인장의 피로를 날리고도 남는다.

   
  매콤한 첫 맛과 달콤한 끝 맛에 자꾸 손이 가는 '꼼지락 꼼장어'의 산꼼장어 양념구이. /박정연 기자  

가장 인기있다는 양념 꼼장어를 맛보기 전 가게 앞에 놓인 수족관 상태부터 주방에서 꼼장어 손질까지 살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공수한 꼼장어가 여름철에는 한 번에 20㎏씩 1주일에 3번 들어오고, 겨울철에는 1주일에 2번 정도 들어온다.

류 사장은 "꼼장어는 몸에서 끈적거리는 점액을 뿜어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점액을 걷어내야 한다"며 수족관에서 채로 꼼장어를 잡아 올렸다.

꼼장어는 껍질을 잘 벗겨내는 게 관건이다. 처음 꼼장어 1마리 껍질을 벗겨내는 데 3분씩 걸리던 것도 4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1마리당 15초 안에 속살을 드러내게 만들 정도가 됐다.

껍질째 달라는 손님이 있기도 하지만 비릿한 맛 때문에 껍질을 제거하고 조리를 한다. 손님이 껍질을 따로 달라고 하는 경우 손질해 내놓는다.

붕장어(아나고)와 갯장어(하모)와 달리 회로 먹지 않는 꼼장어는 껍질을 벗기고 핏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붕장어에 있는 독 때문에 날것으로 먹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구이보다 회로 주로 먹는다. 핏기를 제대로 빼면 독이 사라져 먹는 데 문제는 없다.

갯장어는 입 모양이 길고 이빨이 매우 날카로운 게 특징이다. 아무거나 문다는 뜻에 붙여진 이름답게 낚시하고 손질하기 까다로운 장어에 속한다. 남해안에서는 주로 참장어라고 불리며 여행객들 사이에서 갯장어 샤브샤브로 유명하다.

핏빛이 도는 꼼장어 때문에 류한상 씨는 손님 옆 테이블에서 초벌을 해 자리로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잡았을 때 두 손 가득한 둘레의 붕장어와 뱀장어는 두툼한 크기 때문에 펼쳐놓고 소금구이로 주로 먹지만,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았을 때 쏙 들어올 둘레 정도의 꼼장어는 양파와 깻잎, 부추 등을 넣고 양념장과 버무려 조리해 먹는 게 제맛이다.

양념장의 매운맛은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생강이 내고 단맛은 배, 사과가 낸다. 돈을 주고 양념장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의 양념장을 만들고자 모자는 가게 문을 열기 전 부산 자갈치시장, 마산 어시장에 유명하다는 꼼장어집을 수없이 다니면서 맛봤다.

양념과 어우러진 꼼장어는 밥 도둑에 소주 안주로 제격이다. 첫 맛은 맵고 끝 맛은 달콤한 양념이 배어 오독오독 씹히는 꼼장어는 살짝 익혀 물렁물렁해진 양파와 먹으면 단맛이 배가된다.

손님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지국은 정정자 주방장이 매일 직접 끓이는데 시원하고 얼큰한 맛 때문에 선지국만 2∼3그릇씩 리필해 먹는 손님도 있다.

양념 꼼장어를 먹을 때 매운맛을 달래 줄 상추, 깻잎, 배추, 당근, 비트 등은 정 주방장이 집 앞 동상시장(김해시 동상동)에서 장을 봐온 것들이다. 내놓는 채소는 철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좋은 재료를 보고 직접 고르는 게 철칙"이라는 주방장 정정자 씨와 "테이블은 5개밖에 없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큰" 사장 류한상 씨. 엄마와 아들이 빚어낸 환상 궁합은 맛에도 녹아 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산꼼장어(양념·소금) 1인분 1만 2000원 △문어숙회 대 4만 원, 소 3만 원.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3시.

◇위치: 김해시 내동 1142-1번지 마이다스2빌딩 102호. 055-325-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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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 박정연 기자
  • 삶이 예술이다. 문화체육부 기자 박정연입니다. 공연(연극·음악·무용 등)분야, 맛집, 서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귀기울입니다. 연락처 010-5119-6213, 메일 pjy@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