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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생과 나

[가족 인터뷰]언니 박영희가 쓰는 동생 박미희 이야기

박영희 객원기자 webmaster@idomin.com 2013년 12월 18일 수요일

'동생'이란 한가지 동(同)에 날 생(生)으로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사이를 뜻한다. 또한 동생이라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친구 같은 동생' '나의 분신 동생' '언니 같은 동생' '웬수 같은 동생' 등…. 나에게도 동생은 친구 같고, 분신 같고, 언니 같고, 어떨 때는 웬수보다 못 한 앙숙이기도 하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되는 내 동생 박미희(25·간호사)에 대해 나 박영희(26·사회복지사)가 인터뷰하고자 한다.

-25살인 지금 어떤 게 제일 좋아?

"학생 때는 어떤 제약이 있다는 느낌이 있었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부모님에게 의지하다 보니까,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어. 지금도 그렇기는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부담하였고 정서적으로도 독립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그러다 보니 행동하는 것에 있어서도 먼저 나를 생각하게 돼. 눈치 보지 않고 나를 우선하여 생각하니 자신감이 높아지는 것 같아. 그리고 2년 정도 일을 하니 경제적으로 부모님에게 도움 드리고, 뭔가를 사드릴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까 좋더라. 인생을 나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진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성숙해진 것 같아 뿌듯해."

   

-그렇구나. 그럼 이제 어릴 때 얘기를 해 볼까? 어린 시절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있어?

"아마 언니도 기억할 거야. 언니는 8살이고 나는 7살이었을 거야. 그 날 엄마가 내 어린이집 회비를 챙겨줬었어. 근데 내가 신발을 잘 못 신고 나왔을 거야. 다시 집에 가서 바꿔 신고 나오려는데 엄마가 잠시 외출 중이어서 집에 못 들어갔어. 당연히 어린이집에 못 갔지. 그래서 밖에서 배회하면서 가방 문을 열어봤는데 돈이 있었던 거야. 그 돈으로 과자도 사 먹고 학용품도 샀던 거지. 회비로 샀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지. 그 날 엄마한테 엄청나게 혼날 줄 알았는데 지금 기억으로는 거의 혼내지 않았던 것 같아."

-언니가 있어서 좋은 점이나 싫은 점은 있어?

"지금 생각나는 좋은 점은 내가 취업 준비를 했던 때야. 언니랑 내가 같은 해에 졸업하게 돼 취업 준비도 같이 했지. 나는 간호 시험을 통과해야 했기에 언니보다는 늦게 취업 준비를 했지. 그래서 언니가 이력서도 먼저 써 봐서, 내가 이력서 쓰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지. 그 덕분에 취업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해. 좋은 점을 얘기했으니 이제 싫은 점을 얘기할 차례지? 친구들은 언니가 있으면 같이 옷도 나눠 입고 화장품도 같이 쓸 거라고 부러워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잖아. 나만 옷·화장품을 사다시피 하고 언니는 거의 사지 않지. 언니가 나보다 발 크기가 작다 보니 신발 빼고는 옷·화장품은 같이 쓰잖아. 어떤 날은 내가 새로 산 옷을 언니가 먼저 입고 나가려고도 했지. 좀 사서 같이 입고 쓰자."

   

-미안해. 그건 그렇고 우리가 연년생이라서 좋은 점은 없었어?

"거의 같이 학교생활을 했지. 하지만 초등학교 말고는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아서 추억이 없기도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동시대에 성장하다 보니 얘기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아. 요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배경이 우리 시대이다 보니 텔레비전 보면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얘기가 있어서 좋지. 그리고 언니 학교생활을 나는 1년 뒤에 하면 되니, 어떤 면에서는 편했지. 그리고 언니는 승부욕을 자극하면서 나를 성장시키기도 했어. 하지만 공부 가르쳐주면서 화냈을 때는 정말 싫었어."

-우리 가족이 가끔 여행도 하잖아.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아?

"올해 여름휴가 때 엄마·언니, 그리고 이모·사촌 동생이랑 여행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 원래는 언니랑 나랑 둘만 해외로 가기로 했잖아. 그런데 일정상 어려워 제주도로 가게 됐잖아. 언니랑 나랑 비행기 왕복 티켓과 숙소도 예약하고…. 여행 일정은 거의 언니가 짜고, 식당은 내가 알아보고…. 기름이 없어서 차가 중간에 설 뻔한 아찔한 경험도 있지만 그것도 지금 와서는 추억이라 생각해. 무엇보다 엄마가 좋아해서 나도 좋았지."

-간호사 되고 나서 힘든 점은 없어?

"아픈 사람은 시간과 관계없이 찾아오잖아. 그러니 간호사는 3교대로 일을 하게 돼. 이전까지는 내 패턴에 맞춰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했었지. 그러나 3교대를 하다 보니, 어떤 날은 저녁에 자서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고, 어떤 날은 아침에 자서 오후에 일어나야 해. 몸이 적응하는데 힘들어. 그러다 보니 학생 때보다 밥을 더 챙겨 먹지 못하고 한꺼번에 먹게 돼. 내가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니 가족들이 잘 챙겨주는 것에 대해서는 고마워."

-2014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는데 '이건 꼭 해야지' 하는 게 있어?

"새해에는 가족과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그리고 나를 위해 공부도 하고 싶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드리려면 내가 많이 알고 배워야 하겠더라고. 그리고 해외여행도 하고 싶어. 지금까지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 용기를 내 보려고. 저금도 더 많이 해서 부모님 모시고 가는 것도 좋고."

-마지막으로 가족은 너에게 어떤 의미야?

"25년을 함께 살면서 힘든 일도 있었고 화나는 일도 있었지만, 결국 가족이 함께 행복했던 일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 인생을 살면서 안 좋은 일도 있겠지만 함께 극복할 힘인 것 같아. 그래서 그 안 좋은 일이 행복했던 일로 기억될 수 있는 것 아닐까. 가족은 이렇게 나에게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해피바이러스'인 것 같아. 오랫동안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기대해."

   

동생과 함께 한 25년. 그 기간 동생은 내 비교 대상이기도 했지만 나에게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동생을 빼고서는 나의 어린 시절을 논할 수가 없다. 나의 옆엔 동생이 있었고 동생 옆에는 내가 있었다. 이제 어른이 되어 함께 지내는 시간이 어린 시절에 비하여 적어졌지만, 다시 앞으로는 동생, 그리고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박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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