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신정윤 안지현 부부

신정윤(30)·안지현(29) 부부는 스스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 한다.

정윤 씨는 아내에 대해 "제 부족한 부분을 너무 잘 챙겨주죠"라고 한다. 지현 씨는 남편에 대해 "요즘 사람 같지 않게 너무너무 착해요"라고 한다.

둘은 4년 연애 끝에 지난 10월 19일 결혼했다.

정식 소개팅은 아닌, 친구들 함께하는 술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처음 마주하게 됐다.

첫 만남에서는 서로 큰 호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특히 지현 씨 느낌은 이랬다.

"여자에게 말도 좀 함부로 할 것 같고, 또 좀 촐싹댈 것 같은 이미지였어요."

하지만 묘한 호기심이 있었다. 이후 지현 씨는 정윤 씨 싸이월드·블로그에 들어가 보았다.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글들이었는데, 첫 만남 때 이미지와 달리 진중하고 생각이 많아 보였다. 정윤 씨에 대한 반전 매력을 느낀 것이다.

   

지현 씨는 먼저 연락하며 호감을 표시했다. 정윤 씨는 평소 사람 관계에 대해 큰 의미를 둔다. 꼭 이성적인 만남이 아닐지라도 오빠·동생 관계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둘만 함께하는 만남을 몇 차례 이어갔다.

사실 정윤 씨는 이전까지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호감을 보이는 여성이 있었지만, 정윤 씨가 거부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볼수록 마음이 끌렸어요. 왠지 이번에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현이가 먼저 다가왔지만 사귀자는 말은 결국 제가 먼저 했죠."

정윤 씨는 연애 적응(?)에 꽤 애를 먹었다. '왜 자주 연락 안 해' '남자가 왜 이렇게 센스가 없어' 같은 핀잔을 자주 들어야 했다. 처음에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정윤 씨도 곧 여자 심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둘은 그렇게 긴긴 연애를 이어갔다. 말은 안 해도 결혼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즈음, 고비도 있었다. 흔히 '오래된 연인들'이 겪는 그런 이유로 한 달가량 연락 없이 지냈다. 하지만 '결국 우리 지현이밖에 없다'고 생각한 정윤 씨가 손을 내밀어 극복할 수 있었다.

연인으로 4년, 그리고 이제 부부로 2개월째 함께하고 있다.

둘은 서로 공통적으로 말한다.

"연애 때와 결혼한 후에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그 느낌 그대로예요. 설렘 아닌 이 익숙함이 더 좋아요."

이 대목에서 정윤 씨는 '뚝배기론'을 꺼내 든다.

"제 아내는 뚝배기 같은 매력이 있어요. 한번 달궈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그 이후에는 열을 잃지 않는…. 제 아내는 그런 여자입니다."

하지만 단점에 대해서도 서로 한 마디씩 덧붙인다.

"지현이는 다 좋은데, 책을 좀 많이 안 읽어서…. 그게 좀 아쉽네요."

"오빠는 삶에 있어 목표 의식과 책임감이 좀 더 강했으면 해요. 때로는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지현 씨가 지적한 부분은 2세 계획에서도 해당한다.

"아이도 그냥 낳는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경제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고…. 그런 계획 속에서 해야죠."

그래도 정윤 씨는 꿋꿋이 말한다.

"예전 엄마들은 포대기 하나로 다 낳고 키웠는데 뭘…. 거부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낳고 싶어요. 물론 무책임한 아빠는 절대 되지 말아야죠."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는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결혼 기사를 매주 월요일 7면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사연을 알리고 싶은 분은 남석형 기자(010-3597-1595)에게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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