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김해시 진영읍 진영리 '참치마루'

참치회를 무한리필해 먹을 수 있는 곳.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참치마루'는 호주머니 사정에 따라 참치를 등급별로 무한정 먹을 수 있다.

"처음에 접시에 올린 평균 등급 그대로 마지막 접시까지 내는 게 원칙입니다. 리필할수록 생선 질이 떨어진다면 손님이 발길을 돌리겠죠."

참치마루의 칼자루를 쥔 요리사 조윤성(42) 씨는 '등급에 따라 질 좋은 참치를 부위별로 확보하고 있는 집'이 좋은 참치집이라며, 참치마루도 그 중 하나라고 자부했다.

참치는 고급 어종부터 종류가 다양하고, 같은 어종 안에서도 크기와 기름진 정도에 따라 등급이 다시 나뉜다. 참치마루에서는 대표적인 4가지 참치 어종을 쓰는데,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황새치 순으로 고급 어종이다. 또한 최고급 참다랑어의 경우도 5등급으로 나뉘는데 크기가 클수록 기름이 많아 1등급에 속한다.

참치마루에서는 내는 음식값에 따라 제공하는 참치 어종과 부위가 다르다. 1인 10만 원 A코스는 1등급 참다랑어를, 1인 8만 원 B코스는 2등급 참다랑어를 제공한다.

참치마루의 1인당 3만 9000원짜리 코스 첫 접시. /김구연 기자

손님들은 가격 부담이 적은 1인 기준 2만 5000원, 3만 9000원, 5만 5000원 중에서 선택해서 먹는다. 3만 9000원과 5만 5000원 메뉴에는 참다랑어 3~5등급, 눈다랑어, 황다랑어, 황새치 등이 부위별로 섞여 나오고, 2만 5000원 메뉴는 참다랑어는 없고 눈다랑어 이하 어종만 맛볼 수 있다.

주방장 추천대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 3만 9000원에 해당하는 메뉴를 선택해 먹어봤다. 처음 접시에 올라온 참치는 6가지 종류로 눈다랑어 특뱃살·머릿살·눈살·앞쪽 대뱃살·뒤쪽 뱃살, 황새치 뱃살이고, 두 번째 접시에는 참다랑어 볼살·뱃살, 황다랑어 머릿살·가마살·앞쪽 대뱃살·뒤쪽 뱃살이 나왔다.

일명 '가마도로'라 불리는 특뱃살은 참치의 뱃살과 머리 사이에 붙어 있는 살로 아가미 바로 뒤쪽 살이다. 참치 한 마리를 잡았을 때 양이 가장 적게 나와 비싼 부위이며, 최고급 육질을 자랑해 소고기 꽃등심처럼 고소하다. 주로 초밥용에 쓰는 뱃살은 담백한 맛이 나며 뒤쪽으로 갈수록 흰색 부분이 많고 단가가 낮다.

붉은빛이 가장 많이 감도는 머릿살과 눈살은 특수 부위로, 특히 눈살은 DHA가 가장 많다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씹었을 때 끈적이는 질감이 강하고 뱃살에 비해 질기다.

참치마루 요리사 조윤성 씨.

기름치로 오해받는 황새치 뱃살은 대부분 흰색이고 가운데 일명 배꼽이라 불리는 뼈가 있어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다. 만약 황새치 뱃살이라는 설명을 듣고 입에 넣었을 때 배꼽이 없으면 기름치로 보면 된다.

조윤성 주방장은 "기름치는 식용이 아니다. 화장품 원료로 수입됐는데 일부 가게에서 참치로 둔갑시켜 손님상에 내놓으면서 문제가 불거지자 한때 참치집 전체가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사람은 벌 받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조 주방장은 또 "참다랑어가 최고 등급 어종인 것은 맞지만 계속 먹다 보면 느끼해서 많이 먹지 못하는 반면, 황새치 뱃살이 저렴하고 담백해 술안주로 먹기 좋아 이를 알고 따로 찾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요리사로 겪는 애로 사항은 음식보다 사람 때문일 때가 잦다. 사람에 맞춰 자신의 요리 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외면당하니 주방장도 변할 수밖에 없다.

그는 "참치회는 적당히 해동되어야 맛있는데 경남·부산 지역 손님들은 흐물흐물하다며 대부분 꽁꽁 얼다시피 한 참치를 찾는다"며 "단골손님 기호에 따라 해동을 해서 내놓는다"고 토로했다.

기름장도 문제다. 조 주방장은 "요리사로서 참치회는 와사비(고추냉이)에 먹는 게 제맛이라 추천하지만 기름장을 찾는 분이 많아 내놓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참치회는 냉동된 것을 쓰는데 참다랑어는 지중해산, 눈다랑어와 황다랑어는 남태평양산을 쓴다. 주방장에 따르면 전국 참치집에서 구하는 참치의 80%가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온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 일부 전북 군산에서 구하는 곳도 있지만, 서울도 대부분 부산공동어시장 냉동 참치를 쓴다.

   

참치마루가 문을 연 것은 4년째다. 그는 이전에 부산시 중구 남포동에서 '몽' 참치 전문점을 4년 동안 운영했다. 현재 참치마루 사장은 친누나인 조미경(46) 씨가 맡아 함께 운영하고 있다.

8년째 참치회를 손질해온 조윤성 주방장은 열흘에 한 번 꼴로 부산공동어시장을 찾는다. 참치는 식당에서 통째로 사들이는 게 아니라 부위별로 거래처가 따로 있다.

조윤성 주방장은 "체인점보다 맛있는 참치를 손님에게 대접할 자신이 있다"며 "체인점들은 좋은 물건을 선택할 수가 없다. 대기업에서 납품해 주는 대로 써야 하는 구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갑이라는 거대 기업과 거래하는 을의 체인점들은 갑이 하급 상품으로 이익을 남기려고 하면 고스란히 그것을 손님상에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대기업 참치회사에서 납품하는 참치를 쓰는 체인점보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개인 사업자들은 그만큼 거래처 확보와 거래처와 관계가 중요하다. 참치를 납품하는 거래처들도 대기업 참치회사의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선 선적을 잘 관리하고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질 좋은 참치를 제공해야 살아남는다. 결국 소규모 참치집과 중소기업 참치회사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인 셈이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참치회 2만 5000원, 3만 9000원, 5만 5000원 △참다랑어 스페셜 A코스 10만 원, B코스 8만 원 △참치회 초밥 1만 원, 1만 5000원, 2만 원.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1시(둘째·넷째 일요일 휴무).

◇위치: 김해시 진영읍 진영리 1612-5번지. 055-343-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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