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있습니다]사천강 하천환경 정비사업

1. 사천강에 대한 하천기본계획 수립이 시급하다. (20년 전의 하천기본계획을 근거로 사업을 시행하고 있어 홍수피해를 가중시키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2.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 멸종위기종 1급) 및 흰목물떼새(멸종위기종 2급) 등이 서식하고 있으므로 사천강 전 구역에 대한 생태조사를 해야 한다.

3. 사천시는 사천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사를 재검토해야 한다.

1)징검다리 2곳에 대한 재검토 :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퇴적물들이 쌓인다.

2)자전거 진입로에 대한 재검토 : 지난 90년대에 하천 제방이 무너져 그에 대한 대책으로 옹벽을 쌓았는데, 세 곳을 허물고 자전거 진입로를 만들어 홍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3)세굴현상 : 지난 7월 7일 고작 71mm의 비에 산책로 콘크리트 아래와 잔디블록에 흙이 씻겨 내려가고, 공사로 인한 세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천시가 2012년 5월부터 친수공간 확보 및 하천생태계와 하천문화의 보전 등을 목적으로 '사천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지금까지 사천시와 경상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다음(왼쪽)과 같이 요구하고 있었다.

지난 9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삼권)은 2012년 경남 사천의 3개 하구역(가화천, 사천강, 곤양천)에서 실시한 '2012년 하구역 생태계 정밀조사'에서 총 645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사천교에서 바라본 사천강 모습. 하천환경 정비사업으로 곳곳이 파헤쳐져 있다. /김향진(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사천강 동식물상의 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생물종다양성이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조사에서는 수달과 멸종위기종 2급 흰목물떼새와 보호종인 뻐꾸기, 물총새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또한 멸종위기종 2급인 기수갈고둥과 붉은발말똥게 및 재첩류 같은 저서무척추동물들이 출현하고 있어 사천강 수계에 대한 지속적 종 군집 모니터링과 체계적인 보호구역 설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따라서 더 이상의 인위적인 하도 개조와 주변 토지이용을 억제하고, 사천강 하구 일대의 생태 회복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풍부한 생태하천인 사천강에 대한 사천시의 대책은 미비하기 짝이 없었다.

2012년 5월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사천시는 수달에 대한 보호대책 수립 이후에 공사를 한다고 서로 협의했으나, 지금 사천강 어디에서도 수달을 위한 보호조치는 찾을 수 없지만 공사는 버젓이 재개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사천시는 '2012년 하구역 생태계 정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천강 전 구역에 대한 생태조사는 물론이거니와 사천강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사업 또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은 다음과 같이 우려하고 있다.

'물풀이 있어 그늘도 만들고, 그 곳에 물고기가 살고 새도 오고 했다. 그런데 공사하는 것을 지켜보니 생태하천이 아니고 자연도 인간도 못살게 하는 것이다. 물풀이며 갯버들이 있던 곳을 싸-악 파헤치고 그곳에다 콘크리트를 깔고 자전거도로 만들고 산책로 만든다고 하는데 일없어. 콘크리트로 하천 바닥 시공하면 유속이 빨라져 물풀도 자라지 않을 것이고, 물고기도 머물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홍수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다. 훤히 보이는 하천바닥은 여름이면 더 뜨겁게 달구어지면서 수온이 급속히 올라가 이끼가 끼고 산소가 부족하여 물은 부패하며 녹조 현상의 원인이 될 것이다.'

다시 사천강에서 강의 미래를 본다.

물억새와 달뿌리풀, 갯버들이 있던 사천강의 모습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지 모르겠다.

살아있는 생태하천을 만든다고 하면서 콘크리트로 도배를 하고 그 위에 잔디블록을 놓고 있다. 잔디블록 사이의 잔디와 흙은 적은 비에도 파헤쳐져 언제라도 떠내려갈 것이다.

생태하천과 콘크리트가 동의어가 되고 물풀이 사라진 곳에는 새도 물고기도 오지 않을 것이고 인간도 가지 않는 죽은 강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에게 직접적인 홍수피해로 다가올지 모른다.

늦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이미 많이 망가졌지만 지금이라도 면밀하게 생태조사를 다시 하고 차분하게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한다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천강을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김향진(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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