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0세부터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용종 제거·추적 관찰…발병률 '뚝'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 건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다.

보건복지부가 1980년 시작한 한국중앙암등록사업을 보면, 대장암 발생 건수는 해마다 증가해 2000년도에는 위암, 간암, 폐암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이후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위암, 갑상선암 다음으로 3위에 이르고 있다.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로 섬유질 섭취가 줄어들고 육류 혹은 지방 섭취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알려졌다. 대장암이 '선진국형 암'으로 인식되는 배경이다.

대장암 치료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장을 절제하고 주변 조직도 절제하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 항암 치료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 또한 크다.

대장암 발생 위치에 따라 장의 절제 범위가 달라지며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은 항문을 절제한 후 인공항문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 수술과 항암 치료가 잘 되더라도 인공항문을 달고 살아야 한다면 그 사람의 삶의 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자궁경부암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대장암이 용종, 선종과 같은 전암성 병변을 거쳐 대략 5년에서 10년 정도 지나 암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조기 발견을 위한 주기적인 검진을 시행함으로써 용종이나 선종 등을 발견할 수 있고 이를 대장 내시경만으로 깨끗이 제거할 수 있다. 이후 추적 관찰을 철저히 한다면 진행성 암의 발생을 막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대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배변에 문제가 생기거나 변의 굵기가 달라지고, 혈변이나 복통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암 부위에서 지속적인 출혈이 일어나면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진행성 암임에도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증상 유무로 검진 여부를 결정하면 안 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와 국립암센터 주도로 정리된 '대장암 조기발견을 위한 권고안'을 보자. 기본적으로 무증상일 경우도 포함해 만 50세부터 매 5∼10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며,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지 못할 때는 이중조영바륨관장검사와 에스결장경검사로 대신할 수 있다,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상의한다 등을 제시했다.

상황에 따른 세부 권고안에 따르면,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만 40세부터 검진을 시작하고 혈변이 있는 경우는 연령과 상관없이 대장내시경을 고려해야 한다. 선종성 용종의 경우 절제 후 크기에 따라 1년 혹은 3년 후 다시 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해야 한다.

대장암 선별 검사에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분변잠혈검사다. 대장암 표면의 궤양으로 인해 흘러나온 혈액을 소위 대변 검사를 통해 가려내는 것이다.

다만 궤양이 생기지 않으면 혈액이 흘러나오지 않는 일도 있어 음성 반응이 나올 수 있고 대장암의 전구 병변(암으로 이행되기 전 단계 병변)인 용종을 발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혈액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도 만 50세 이후에는 대장내시경검사 등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조기 검진이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익두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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