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 파괴" 철회 요구…일부 지역민 "공사 재개해야"

거창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거창위천생태하천공사' 구간에 두 번째 설치될 가동보 설치공사를 두고 공사 중단과 재개를 놓고 지역 내 의견이 맞서고 있다.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는 지역 시민단체의 반대로 장기간 중단되자 일부 지역민은 공사 재개를 요구하는 등 이견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거창위천생태하천공사는 위천천의 본래 기능인 이수·치수·환경을 조화롭게 조성해 자연친화적인 하천 환경으로 복원하고자 거창읍 대동리(합수)~상림리(건계정) 구간에 홍수방어 플랜트 1개소, 물놀이마당 1개소 및 물빛 쉼터 1개소, 원상동체육공원정비 1개소, 수제설치 1개소, 가동보(사래기보·제2낙차보·제3낙차보) 3개소 등의 공사를 2011년 12월 착수해 오는 2014년 12월 완료할 계획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이에 군은 14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가는 사래기보를 스틸 전도식 형식으로 지난해 12월 완공, 운용해오고 있다.

'거창위천생태하천공사' 제2가동보 설치공사를 두고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대와 공사 재개를 원하는 일부 지역민의 요구가 맞서고 있다. 공사 또한 한 달 넘게 중단되고 있는데, 방치돼 있는 현장이 흉물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상재 기자

이에 따라 제2낙차보 설치를 위해 공사를 진행하던 중 푸른 산내들, 함께하는 거창, 거창YMCA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람과 자연이 어울리는 위천천 만들기 주민대책위'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들은 가동보 설치가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고, 보전해야 할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등 영호강의 생태계를 훼손하므로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으며, 이에 공사가 한 달 넘게 중단되고 있다.

특히, 대책위는 가동보 설치공사 현장에 멸종위기 1급 희귀 어류인 얼룩새코미꾸리의 서식 사실이 확인됐다며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정밀생태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7일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하고, 곧바로 공사 중단 후 정밀 생태조사와 보전대책 수립을 거창군에 요구해 사실상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사 재개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처럼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자 일부 지역민은 "공사 현장이 경관을 해치고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주민 ㄱ(67·거창읍 대평리) 씨는 "보 설치가 얼마나 생태계를 파괴하는지 모르겠지만 공사중단으로 방치돼 있는 현장이 더 흉물스럽다"며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ㄴ(54·거창읍 대동리) 씨는 "이미 설치된 사래기보로 경관 향상, 수량 확보와 함께 야간조명 설치로 인한 볼거리 제공 등 위천천 주변 주거환경이 많이 개선됐다"며 "이른 시일 내 대책을 수립해 제2가동보 설치공사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제2낙차보는 멸종위기종(얼룩새코미꾸리) 발견에 따른 낙동강유역청의 생태계 정밀조사 요구에 따라 공사를 일시 중단한 상태"라며 "앞으로 전체 사업구간에 대해 생태계 정밀조사와 함께 대책을 수립한 후 낙동강유역청과의 협의를 거쳐 설치공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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