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인터뷰]처제 김은혜가 쓰는 형부 장기만 이야기

26년째 5명의 가족으로 살고 있던 나 김은혜(26·사회복지사)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올해 결혼한 언니 김보림(28·교사)의 남편인 형부 장기만(31·회사원). 언니네를 포함한 6명의 가족은 주말에 모여 시끌벅적 웃음꽃을 피웠다. 그중 단연 화제의 주인공은 멋지고 유쾌한 형부이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오순도순 앉아 처제가 형부의 결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형부는 언니를 어떻게 만나게 됐어요?

"회사 동기가 소개해줘서 만났지. 그전에도 숱하게 소개팅을 했지만(농담)."

-언니의 어떤 점이 맘에 들었어요?

"보통 소개팅하기 전에 문자를 주고받잖아. 그때 뭔가 느낌이 왔는데 '밝고 재밌는 여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실제로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았어. 대화를 나눌수록 긍정적이고 밝은 면이 마음에 들었어."

언니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말한다.

"처음 봤을 때 문 열고 들어오는데 예뻐서 반했다고 했잖아~ 그런 이야기를 해야지."

서로를 바라보는 행복한 모습의 언니와 형부.

그러자 형부가 이렇게 말한다.

"그래, 그때 비가 내리는 날이었어. 누가 들어올까 하고 카페에 앉아서 창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천사 날개를 접듯 우산을 접고 들어왔지. 흐흐. 그때 첫 모습을 보고 '저 여자구나, 저 여자랑 인연이 있을 것 같다'하고 느낌이 왔지."

-그럼 잠깐, 언니는 형부가 어땠어?

"친구들이랑 이상형을 종이에 써서 공유하곤 했는데, 그 이상형에 완벽히 일치하는 남자였어. 처음에는 장난기 가득해 보였는데, 대화하면 할수록 진중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지."

-와 ~ 그럼 서로 첫눈에 반해서 결혼한 거야? 아참! 형부! 처음 우리 가족 봤을 때 기억나요? 형부가 본 우리 가족의 모습은 어땠나요?

"언니 이미지와 가족 모습이 비슷하다고 느꼈어. 따뜻하게 나를 맞이해주고, 밝고 다정다감한 모습에서 언니에게서 봤던 모습들을 찾을 수 있었지. 나는 경상도 스타일의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살가운 언니네 가족 분위기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어. 하지만 늘 내가 그려온 다정다감한 가족의 모습이어서 좋았던 것 같아."

-우리 가족이 다정다감한 것에는 엄마 역할이 큰 것 같아요. 장모님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우선, 저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장인, 장모님. 하하하. 인기비결이라기보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어머니를 뵈었을 때 언니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내가 언니를 처음 봤을 때 '이 여자를 사랑하게 되겠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장모님과 나의 관계에서도 그런 필연적 느낌이 있었다고나 할까."

-결혼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나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에 나 이외 사람이 24시간 존재한다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한다'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누구와 함께한다'라는 생각으로 전환된 것 같아. 실제로 그 생각의 전환만큼이나 일상생활에서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있지."

-결혼 생활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나, 기억나는 일화 좀 들려줘요.

"요즘엔 안 싸워서 그런가, 신혼집 꾸밀 때 있었던 충돌이 생각나네. 주변 사람들이 충고해주듯 신부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게 옳다고 생각했지만, 다 들어주는 건 정말 어렵더라고. 특히 8월 한여름 최고로 더웠던 날, 언니의 강력한 주장에 에어컨도 없던 우리 신혼집을 셀프 리모델링 했다는 거. 페인트칠 하는 도중에 땀방울이 떨어져 다시 페인트칠을 해야 했을 때 짜증 지대로였지. (웃음) 그래도 지금 와서 보면 집이 참 예쁜 거 같아. 이래서 자고로 남자는 여자 말을 들어야 잘산다는 가봐."

-결혼적령기인 주변 친구들이 결혼에 대해 궁금해 할 텐데, 결혼에 대해 한마디 해준다면요?

"결혼은 행복이다. 무조건 해야지. 단, 결혼하는 순간부터 상대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길 바라서는 안 돼. 아침에 눈 뜰 때 와이프가 나를 바라보며 자고 있는 모습을 보는 그 순간부터 다시 나를 바라보고 잘 때까지 정말 좋더라고. 그런데 내가 약간의 이기심을 내비치는 순간부터 피곤해지더라고."

-곧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잖아요. 언니가 임신했을 때 기분은 어땠어요?

"정작 처음에 언니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덤덤했던 것 같아. 왜냐면 예상치 못했거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행복해져. 앞으로 셋이서 손잡고 웃고 있을 우리 가족 모습에 기분이 좋아지거든."

-임신한 언니를 위해 형부가 하는 스페셜한 것이 있나요?

"임신 초기에 주말부부였을 때, 일주일간 쌓인 빨래와 설거지를 내가 도맡아 했어. 그리고 누구나 하듯 태담하고, 음악 듣고, 동화책 읽어주고 뭐 그러고 있어. 아기를 가졌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기를 가진 엄마의 기분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언니가 꽃을 좋아해서 서프라이즈로 꽃다발을 선물하곤 하는데 꽃 태교라고 해야하나 ? 하하하."

-형부는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행복한 가정. 웃음소리가 넘치는 가정, 진심 어린 대화가 오가는 가정, 오해 없는 가정, 외로움이 없는 가정, 건강한 가정! 이런 가정을 갖고 싶어."

-마지막으로 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감사해. 60억 인구 중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고마워. 나와 소개팅해줘 고마워. 나와 결혼해 줘 고마워. 나의 예쁜 아이를 가져주어 고마워. 나와 함께 해주어 고마워. 평생 예쁘게 사랑하면서 살자. 처음에 약속했던 것처럼 백발노인이 되어서도 우리 손 마주 잡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자."

'형부, 그리고 언니야~ 형부와 언니의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오래오래 받아서 조카도 건강하고 예쁘게 태어나,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합니다.'

/김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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