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창원점 신선미 매니저, 신규 매장 월 8000만 원 기록한 비결은?

여자들이 스트레스 푸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지만 '쇼핑'이라고 대답하는 이도 제법 있다. 나에게 잘 맞는 옷을 남들보다 싼 가격에 샀다는 위안은 우울했던 기분을 달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자딕 앤 볼테르(ZADIG&VOLTAIRE·이하 자딕) 신선미(41) 매니저는 이런 고객 기분을 잘 읽는다. 경험과 비례한다는 고객 관리 노하우는 당연히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 매니저는 작년까지 도호(DOHO)라는 브랜드에서 연간 15억~16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매출을 뒷받침해주는 고정 고객도 늘고 있었다. 하지만 신 매니저는 지난 3월 22일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일반인에겐 이름도 낯선 프랑스 수입 브랜드인 '자딕 앤 볼테르' 매장을 자청해서 맡은 것이다. 자딕은 티셔츠가 40만 원이 넘는 고가 브랜드로 매출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롯데백화점 관계자 말이다.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었을까? 영업 노하우에 대한 믿음이었을까? 신 매니저는 후자라고 답했다.

신 매니저는 "요즘은 인터넷 발달로 코디 못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전문가인 우리보다 더 센스있는 고객도 많죠. 판매도 중요하지만 고객 마음을 사는 게 더 중요하죠. 도호 운영 때 단골이 자딕으로 넘어온 사람도 많아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신선미 매니저, /박일호 기자

자딕은 월 8000만 원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신규 1년이 채 안 된 브랜드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 매니저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고 겸손해했다. 언니처럼 따르고 친구처럼 밥 먹는 게 전부라고 말하면서도 한 명 한 명에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이 티셔츠를 하나 사도 기억하고 필요하면 메모해둬요. 어떤 옷을 어떻게 사갔는지요. 그 고객이 다음번에 또 찾았을 때 그 티셔츠와 어울릴 옷을 권하고 사소한 것까지 알은 척을 하면 좋아하죠. 고객이 물건을 사고 안사고를 판매자가 판단하면 안 돼요. 판매와 상관없이 관심 있어 하는 옷을 걸쳐주고 스타일을 만들어 주고 머무는 동안 최대한 마음 편하게 해 주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에요."

한 달에 한 번씩 전화로 안부를 묻고 신제품은 문자를 통해 소개하고 명절에 선물 챙기는 것 또한 2006년 도호 숍 매니저부터 꾸준히 실천하는 일이다.

신 매니저가 제일 속상할 땐 옷 수선까지 마치고 입은 흔적이 확실한 옷을 교환해달라고 찾아오는 고객을 돌려보낼 때다. 본의 아니게 고객을 잃을 때 아쉬움이 제일 크다. 하지만 신 매니저는 안 좋은 기억은 일부러 빨리 잊는다고 했다.

"그런 케이스를 마음에 쌓아 비슷한 다른 고객에게 내가 먼저 적대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하루하루 늘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고객을 만나야 해요. 13년 동안 늘 생각하는 건 쉬운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동생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고객에게 절대 편견을 두면 안 된다는 것이고요."

신 매니저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한 말은 '사고 안사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이다. 신 매니저를 본보기로 삼는 동생들에게도 스트레스를 풀려고 쇼핑하는 고객에게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공감으로 언니·동생 사이로 친해질지라도 실수 한 번에 달라질 수 있는 관계임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정리해 보니 '쉬운 사람은 없다'는 마음가짐이 신 매니저의 가장 큰 영업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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