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DP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시장 분위기 좌지우지

디스플레이(Display)는 미술 작품을 보여주는 미술이다.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작품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작가와 학예사는 관람객이 작품을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전시 하루 전까지 디스플레이와 엎치락뒤치락한다. 똑같은 미술 작품은 어떻게 거느냐에 따라서 전시 관람에 대한 몰입도가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의 하나인 '작품 디스플레이'에 대해서 알아본다.

◇디스플레이는 왜 중요한가 = 간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디스플레이는 전시 때 큰 영향을 끼친다.

예쁘게 꾸며진 백화점 쇼윈도나 멋진 소품으로 가득한 인테리어 매장에 가면 한번 쯤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어질러놓은 듯 보이는 옷이나 소품을 보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렇듯 상품이 어떻게 디스플레이되고 연출하느냐에 따라서 상품가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또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게 할 수도 있다.

작품을 설치하기 전에 먼저 작품 사이즈와 내용에 맞게 작품을 배치한다.

미술품 전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작품을 한 곳에 모아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고 가치를 이해시킨다. 전시를 한 편의 드라마로 본다면 화가는 작가, 연출가의 역할을 도맡는다.

지난 10월 말 창원미술협회 회원전을 앞두고 만난 우순근 작가는 작품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우 작가는 "전시장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 디스플레이다"면서 "최대한 관람객이 시각적 불편함과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레벨기'는 수평 정렬을 편리하고 정 확하게 잡아준다.

지난 13일 한국전업미술가협회 경남지회전을 앞두고 작품설치를 도맡아 했던 임덕현 작가도 "훌륭하게 배치된 미술작품은 전시를 보러 온 사람에게 정서적인 만족감을 준다"면서 "작품 색깔과 크기, 형태를 보고 균형 있게 설치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로 알 수 있는 것들 = 올해 초 224㎡ 공간에 단 '한 점'의 그림만 전시했던 서정훈 창원문성대학교 로봇전자과 교수. 보통 몇십 점의 그림을 내놓는 개인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가 단 한 점만 전시한 이유는 "작품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여백은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묘한 여운을 남긴다. 즉 여백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는 보이는 작품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레이저 레벨기'로 수평을 맞춘 후 작품을 설치한다.

개인전이 아닌 협회전은 수십 명의 작가가 수백 점의 작품을 내놓는다. 장르와 사이즈가 각양각색인지라 디스플레이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우순근 작가는 "대작은 대작끼리, 소품은 소품끼리. 추상은 추상끼리, 구상은 구상끼리. 작품 간의 호응과 균형을 생각해 통일성에 맞게 디스플레이를 한다"고 설명했다.

협회전의 경우 전시실에서 가장 보기 좋은 위치, 집을 예로 들면 안방 같은 자리는 협회 고문 등 원로 작가의 작품이 차지한다. 개인전은 작가가 가장 자랑하고 싶은 혹은 공을 들여 작업한 작품이 전시된다.

시각적 불편함과 심리적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작품을 설치해야 관람객이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카페나 공공기관에 전시된 미술작품은 공간의 특성에 맞게 디스플레이된 것이다. 카페는 사람들이 차를 마시면서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춰서 건다. 또한 카페의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춘다. 도청과 시청은 공간의 이미지와 전시공간의 사이즈에 맞게 디스플레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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