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일·취미 두 마리 토끼 잡는 박재덕 씨

박재덕(38·창원시 진해구) 씨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요즘 참 행복하다. 새로 시작한 일, 그리고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취미생활에 자신의 30대 열정을 바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부사관으로 군 생활을 했다. 제대 후 레스토랑, 기업, 해군 관련 시설 등에서 일했다. 그러다 1년 전 사업을 시작했다. 소독·방역·해충퇴치 일이다.

"어릴 때부터 내 일을 하고 싶었어요. 돈이 탐나서가 아닙니다. 남들 밑에서가 아닌, 스스로 뭔가를 하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입니다. 1년 전 마침내 그 꿈을 펼치게 됐죠. 많은 고민을 하다 방역·해충방제업을 택했죠. 건물 소독·방역과 더불어, 바퀴벌레·개미·모기·쥐 같은 걸 퇴치하는 일이죠."

   

아는 동생을 통해 이쪽에 관심 두다 승부 걸만하다는 판단이 서면서 시작했다. 현재 직원 3명을 두고 있다. 박 씨 역시 현장 방역뿐만 아니라 영업·고객서비스까지 스스로 도맡아 한다.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다.

"벌레는 조건이 맞는 곳에서만 살아갑니다. 바퀴벌레 같은 경우는 따듯하고 어둡고 습한 곳이죠. 이러한 곳에 먼저 약을 뿌리고, 그 반경을 벗어나지 못하게 투명약을 뿌려 막을 설치합니다. 그리고 방역작업을 합니다. 나중에 바깥에서 들어오는 것들도 있으니,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관리해 주어야 합니다. 때로는 항의도 많이 받지만, 무조건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30대 중반에 새 인생을 시작했으니 불안할 만도 하다. 아직 자리 잡으려면 시간도 더 필요하다. 하지만 그는 걱정하지 않는다.

"전망 있는 업종이라고 자신합니다. 갈수록 혼자 사는 분들이 늘어나고,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잖아요. 30대 중반인 지금, 이 일에 인생을 걸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올인한 본업이 있지만 취미생활에도 아낌없는 열정을 쏟는다. 바로 '와인'이다.

군 제대 후 매형 레스토랑에서 지배인으로 일했다. 그때 와인을 처음 접했다. 레스토랑 일을 해야 하니 어느 정도 맛도 알아야 했다. 이것저것 마시다 보니 이전에 몰랐던 깊은 맛을 알게 됐다. 결혼 후 아내와도 와인을 종종 즐겼다. 그러던 중 주변 친구들이 와인아카데미 이야기를 꺼냈다. 전문가들로부터 품종에서부터 특징, 나라별 특색 같은 것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와인문화원이었다. 44기로 등록해 8주 과정을 수료했다.

"원래 술을 즐기는 편이었죠. 레스토랑 일 하면서 와인을 먹어보니 달곰한 그 맛이 괜찮더라고요. 그냥 취미로 즐기다가 제대로 배워보자 해서 와인문화원에 나가게 됐죠. 와인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것 같아요. 와인 도수가 13도니까 소주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에요. 저도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계속 마시다가 취해서 고생도 하고 그랬죠."

그는 아직 전문가 수준은 아니라고 겸손해한다. 그래도 초보들을 위한 조언은 덧붙인다.

   

"외국에서 와인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과 같은 존재예요. 요즘은 국내에서도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비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에요. 마트에서 1만 원 주고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단맛 강한 것으로 시작해, 익숙해지면 좀 드라이한 것으로 옮겨보면 좋을 듯합니다."

그는 경남도민일보와 인연이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과거 자신의 결혼 일화가 소개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동갑내기 아내와 30살에 결혼했어요. 그런데 결혼 며칠 앞두고 아내가 맹장 수술을 받았어요. 결혼식은 가까스로 치렀지만, 첫날밤은 병실에서 보냈어요. 어느 여행사 사장님이 경남도민일보를 보시고서는 딱했는지, 공짜로 해외여행을 보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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