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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요리는 느끼" 편견 깨기 위해 다 바꿨다

[경남 맛집]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중식당 '리밍'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중화요리는 느끼하다는 편견을 깨 준 곳. 닭고기보다 많은 새싹채소가 곁들여진 유린기, 온갖 채소와 어우러진 탕수굴, 면과 굴보다 많은 채소로 만든 굴탕면.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315번지. 마산 M호텔 15층에 위치한 전문 중식당 '리밍'을 찾았다.

리밍을 찾기 전 알아본 소문은 그리 좋지 않았다. 맛이 없고 청결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둘은 맛집과 정반대로 가는 최악의 요건이다.

다행히 지난 4월 대표가 바뀌면서 주방장과 지배인까지 모두 새 인물로 바뀌었다. 예전과 달리 맛도 있고 깨끗해져 예전의 리밍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어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묻기도 전에 김고윤(44) 대표는 있는 그대로 얘기를 꺼내놓는다. 새로 식당을 인수하고 주방장을 뽑으려고 전국을 돌아다녔다는 것부터 어떻게 식당 식탁보가 청록색일 수 있느냐는 얘기까지 끝이 없었다.

김고윤 대표는 "과거의 평가는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새롭게 태어날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고급 중국요리로 새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무엇보다 리밍의 문턱을 낮추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짜장면 한 그릇만 먹으러 가도 되느냐"는 것이라며 비싼 코스 요리만 먹는 중식당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25년 경력의 백진환 주방장. /김구연 기자  

김 대표와 함께 일하는 백진환(41) 주방장은 중화요리 25년 경력으로 전주에 있는 리베라호텔과 코아호텔, 전주컨벤션센터 중식부에서 일했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일찍부터 돈을 벌어야 했다. 먹고 재워주며 10대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중국집뿐이었고, 그렇게 소년은 중화요리 삼매경에 빠져 지내다 주방장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게 됐다.

김고윤 대표는 백진환 주방장에게 늘 설득당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재료에 대한 까탈스러움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며, 더 저렴한 재료를 쓰면 안 되겠냐고 백 주방장에게 물었다가 '맛없으면 대표가 책임 질거냐'는 핀잔만 들었다며 그 후 다시는 재료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주방장의 철칙 때문에 굴은 통영에서 매일 가져오고, 키조개는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에서, 자연 송이는 경북 안동에서 직송한다.

드디어 요리가 시작됐다. 평소 요리하는 남자의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해 왔지만 아름다움을 넘어서 경이로웠다. 15분 만에 3가지 요리를 만들어 내는 손놀림과 불을 다루는 주방장의 솜씨에 환호가 절로 나왔다.

백진환 주방장은 가장 먼저 감자를 곱게 채를 썰어 반죽해 둥지 모양으로 튀겨냈다. 알고 보니 탕수굴을 담을 접시 위에서 탕수굴을 품에 안으며 별미를 선사하는 감자튀김이었다.

첫 번째 요리 유린기를 만들기에 앞서 기름기를 빼고 바삭함을 주고자 감자 둥지를 제일 먼저 조리한 것이다.

유린기는 닭고기가 주재료로 튀김옷을 입혀 센 불에 3분, 약한 불에 2분 익혀낸다. 먹기 좋게 썰어낸 닭고기 위에 새순을 토핑해 특제 소스를 뿌린다.

대파와 붉은 고추 등 7가지 재료가 들어간 특제 소스의 비법은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하루 전날 만들어 반나절 정도 숙성시킨 특제 소스는 당일 다 소모되면 더 이상 유린기를 만들지 않는다.

   
  새콤아삭 톡톡 쏘는 유린기. /김구연 기자  

유린기 맛은 확실히 새순 토핑과 곁들여진 특제 소스가 메인이었다. 담백하고 바삭한 닭가슴살에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소스가 더해져, 쓴맛이 나기 쉬운 새순 맛을 잡았다. 아삭아삭 새순을 씹는 식감도 좋았다.

두 번째 요리 탕수굴. 돼지고기로 만든 탕수육이 아닌 굴로 만든 탕수굴은 겨울철 인기 메뉴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굴에 옷을 입혀 끓는 기름에 하나씩 떨어뜨리니 기름이 온 사방으로 튄다.

그러고 보니 인터뷰할 때 슬쩍 봤던 백 주방장 손의 상처는 모두 기름으로 입은 화상이었다. 탕수굴 소스를 만들기 전 굴에 옷을 먼저 입히는 이유는 뜨거운 소스와 만나기 전 조금 식혀야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린기를 만들기 전에 만든 감자 둥지에 튀겨낸 굴을 얹고 그 위에 빨간 방울토마토, 노란 피망, 초록색 오이, 보라색과 흰색 양배추, 검정 목이버섯 등이 곁들여진 소스를 부으면 탕수굴 완성이다.

탕수굴을 입에 넣는 순간 일단 굴의 크기에 놀라고 씹는 순간 굴 맛에 두 번 놀란다. 육고기보다 해산물을 더 좋아하는 기자 입맛에는 돼지고기로 만든 탕수육과 차원이 다른 별미였다. 바삭함보다 촉촉한 맛이 강했던 굴튀김은 맨 아래 감자 둥지가 달콤한 소스와 더해져 바삭함을 달래줬다.

마지막으로 맑은 국물의 굴탕면을 만드는 백진환 주방장의 손놀림은 그 어느 때보다 빨랐다. 기계로 뽑아내는 면의 색깔이 녹색이다. '비타민'이라는 어린잎 채소를 반죽에 넣어 건강을 더했다.

   
  불맛이 살아있는 굴탕면. /김구연 기자  

어른 팔 길이 만한 젓가락으로 뜨거운 물에서 면을 돌려가며 삶아내는 데 40초면 충분했다. 이미 프라이팬에선 물에 불린 죽순과 버섯, 새우, 오이, 당근, 양배추, 새싹채소 비타민 등을 사골 국물과 함께 끓이고 있었다. 여기 뜨거운 열기 속으로 따로 삶은 면을 추가해 3분 정도 끓였고, 마지막에 얇게 썬 땡초를 올렸다.

불맛이 살아 있는 굴탕면은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향이 났다. 먹는 내내 옆을 지키고 있던 주방장에게 "제가 향신료 넣는 것을 못 본 거냐"고 물어보니 "강한 불" 때문에 향을 느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익히 아는 짬뽕과는 완전히 다른,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군더더기 없는 맛이었다. 땡초의 알싸한 감칠맛이 더해져 좋았는데, 매운 걸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미리 땡초 양을 조절해 주문하길 권한다.

   
  한입 가득 촉촉한 탕수굴./김구연 기자  

주방이나 식탁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흐르는 물에서 버섯이나 죽순 등을 불리는 모습이었다. 단시간에 재료를 뻥튀기한 것처럼 부풀리는 가성소다, 일명 양잿물을 사용하지 않았다.

냉장고가 크고 작은 것부터 종류별로 9개가 있었는데 그중 한 냉장고에선 무를 숙성시키고 있었다. 공장에서 만든 단무지를 쓰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흰색 무를 검지 두 마디 정도 크기로 잘라 붉은색 채소 비트를 삶아 식힌 물에 넣고, 3일 정도 숙성시킨 후 식탁 위에 내놓는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삼선짜장면·삼성짬뽕 8000원 △굴탕면 9000원 △게살볶음밥 1만 2000원 △류산슬밥 1만 3000원 △탕수굴 소 2만 원, 대 3만 원 △ 유린기 소 2만 5000원, 대 3만 5000원 △코스 요리 1인 3만 원, 5만 원, 7만 원, 10만 원까지 종류별로 다양.

◇위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315번지 마산 M호텔 15층. 055-22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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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 박정연 기자
  • 삶이 예술이다. 문화체육부 기자 박정연입니다. 공연(연극·음악·무용 등)분야, 맛집, 서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귀기울입니다. 연락처 010-5119-6213, 메일 pjy@idomin.com

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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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2014-02-03 20:33:18    
이거이상하네?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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