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인 아들 수능을 치르고 나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수시전형에 여섯 개 학교를 지원하다 보니 주말이면 서울로 시험을 보러 다닙니다. 그런가 하면 대입 수험생들은 논술고사 준비에 정신이 없습니다.

또 시험을 치러 서울까지 다녀오면 1박을 해야 하니 숙박비에 만만찮게 돈이 나갑니다.

학교에서 주는 자료를 보니 일주일의 논술 학원비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일주일 수업에 수백만 원씩 받는 논술학원들, 논술전형이 학원들 배만 불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논술학원 앞. 수능을 마친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밤늦게까지 수업은 계속되고 학원 앞은 자녀를 데리러 온 학부모 차량으로 아수라장이 된다고 합니다.

올해 수능시험이 어려워 수시로 눈을 돌린 수험생이 많아진데다 작년 논술문제 37%가 고등학교 과정을 넘어 대학 교과수준에서 출제됐다는 조사결과 때문에 학원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숙박비 또한 만만치 않다. 6박은 30만 원, 5박은 25만 원이다.

논술을 풀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 주기 위해 서울 학원가로 밀리지만, 문제는 너무 비싼 학원비입니다.

대학 한 곳당 5일 치 수업비용은 50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4개 대학만 준비해도 학원비가 일주일 200만~300만 원에 달합니다.

지방에 사는 우리는 더한 편입니다. 숙박비까지 보태면 수백만 원은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능의 변별력을 보완하고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도입된 논술전형이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 사교육 시장의 과열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대학 한 번 보내기 위해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해야하나 하는 마음입니다. 대학 가기도, 대학 보내기도 쉽지 않음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녁노을(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http://heysukim114.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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