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주말] (91)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

가는 길에 왠지 모를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 메어 불러봐도∼."

하늘 위를 걸을 참이다. 그것도 청명한 가을 하늘 위를, 아름다운 부산 바다와 너무나도 유명한 오륙도를 바라보며 걸어볼 참이다.

지난달 18일 준공식을 마친 '오륙도 스카이워크'(부산시 남구 용호동).

동서고가도로를 지나 황령터널을 통과하고 이기대 공원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다 보면 도로 위에서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스카이워크 전경.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다. 가까운 듯 먼 듯 바다를 보며 5분여를 달리다 보면 승두말에 자리한 오륙도 스카이워크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내비게이션에는 오륙도 SK뷰 아파트 정문 앞으로 검색하면 된다.)

승두말 잘록 고개는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다를 연모하던 승두말이 오륙도 여섯 섬을 차례대로 순산하고 나서 승두말의 불룩했던 중간 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가 선창 나루와 어귀의 언덕을 만들었단다.

사실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 가장 아름답다. 인간의 욕심으로 하늘길을 걸어본다고 스카이워크를 만들고 케이블카를 만들어 산과 산을 가로지르는 흉물스런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스카이워크를 걷는 모습.

그럼에도 어느새 이곳은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관광 명소가 됐다 하니 지척에 두고 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스카이워크는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9m를 나갔다가 돌아오는 U자 형태를 띠고 있으며 강판 유리로 만들어졌다.

입구에 쓰여 있는 바닥유리 1면당 5명 이상 동시에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에 괜스레 겁부터 난다. 등산용 스틱도 절대 가지고 입장하면 안 된다.

조심스레 스카이워크를 따라 절벽 위로 발을 내디뎠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하얀 거품을 내며 사그라졌다 다시 맹렬한 기세로 부딪친다. 발 아래로 투영돼 보이는 30m 절벽 아래에서 그 기운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의 엄살 섞인 목소리에 괜스레 웃음이 난다. 스카이워크에 다가갈수록 붙잡은 아이 손에는 힘이 잔뜩 쥐어진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24호. 망망대해 거센 물결 속에 솟아있는 6개의 바위섬 오륙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밀물일 때는 섬이 6개로 보였다가, 썰물일 때는 5개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오륙도. 1740년에 편찬된 <동래부지(東萊府誌)> 산천조(山川條)에 "동쪽에서 보면 여섯 봉우리가 되고 서쪽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가 되어 그리 이름하였다"고 전하는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오륙도.

섬들은 육지에서 가까운 것부터 방패섬·솔섬·수리섬·송곳섬·굴섬·등대섬으로 나누어진다. 송곳섬은 작고 모양이 뾰족하며, 굴섬은 가장 크고 커다란 굴이 있다.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등대섬은 평탄하여 밭섬이라고도 했으나, 등대가 세워진 뒤부터 등대섬이라고 한다. 등대섬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무인도이다.

절경이다. 답답했던 마음도, 눈앞을 어지럽혔던 도시의 탁한 기운도 한순간 날아가는 기분이다. 바다에서 전해오는 청량한 기운에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내보내 본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유명한 스카이워크가 있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북실리 '병방치 스카이워크'.

'병방치 스카이워크'는 해발 583m의 절벽 끝에 길이 11m의 U자형 구조물을 벼랑 밖으로 돌출시키고, 바닥에 강화유리를 깔아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전망대이다. 이곳에서 한반도 지도 모양을 한 밤섬과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아름다움을 조망할 수 있단다.

'병방치 스카이워크'가 절벽에서 산 아래를 감상할 수 있다면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끝간 데 없는 바다를 마주한 하늘길(스카이워크)이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초입에 있는 해파랑 길 관광안내소 내 '오륙도 홍보관'에 들르면 된다. 오륙도의 역사와 해양보호구역 생태환경 등에 관해 터치스크린 등의 방식으로 풀어놓았다.

위에서 바라본 절벽 아래.

오륙도 스카이워크 개방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다. 문의 051-607-6395(시설관리사업소).

△인근 볼거리 = 오륙도 스카이워크만 구경하고 떠나기에 아쉽다면 만반의 채비를 하고 이기대의 해안 산책로 '갈맷길'과 '해파랑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곳 역시 지금 단풍이 절정이라 경치가 그만이다. 동생말과 오륙도 해맞이공원 그리고 신선대를 지나는 갈맷길을 따라가다 보면 탁 트인 바다는 물론 광안대교가 한눈에 보인다.

출렁출렁 이기대 구름다리도 건너볼 수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