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술인 창작 활동 지원시설을 문화시설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창작 공간도 문화시설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문화시설이 공연·전시·도서 시설 또는 지역 문화복지 시설만을 규정하고 있었다.

사실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낡고 정체되어 창작자들의 새로운 시도와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창작 근거지면서 활발하게 문화 향유와 소통이 일어나는 창작 공간 지원을 위해 이제 현행법상 문화시설에 포함시키자는 제안이다.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을 하는 자생적인 공간이나 시설이 예술가만의 공간 개념에서 일반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사실을 환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 공간이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상시 운영하고 있지만 문화시설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반영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식에 참석해 "문화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창작 안전망 구축도 꼼꼼하게 챙기겠다"며 "창작과 유통, 작품 향유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참에 경남지역도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작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 어떨까? 즉 문화향유 공간들을 창작 지원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영국의 콘택트극장처럼 단순 극장에서 젊은 아티스트들이 창작을 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면 좋을 것 같다. 독일 베를린의 하우극장이나 호주의 애들레이드 아트센터,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현대예술센터 등도 마찬가지다. 각종 전시와 공연, 예술가 워크숍 같은 행사와 함께 예술가들의 개인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와 숙박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가들의 다양한 실험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어떤 형식으로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아키요시다이 국제예술단지나 아오모리 현대예술센터도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전시회, 세미나, 심포지엄을 비롯해 창의적 활동 자금, 개인 작업 공간, 숙소, 생활비 보조, 전문가의 개인적 지원, 그리고 작업물에 대한 공개 전시 기회 등을 제공한다.

   

경남에도 창원 성산아트홀이나 3·15아트센터 같은 공간이 있다. 이 공간들을 창작 공간으로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각 분야 예술가들을 비롯한 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 볼 만한 문제라는 생각이다.

/황무현(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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