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많은 한국인 식단, 혈당 높다면 식습관 바꾸길

당뇨병이 의심된다며 건강검진 혈액 검사 결과지를 갖고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많다. 공복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으로 측정되는 경우이다. 당뇨병이 확실한지, 약을 꼭 먹어야만 하는지 궁금해 한다.

이전에 진료실에서 주로 사용되던 당뇨병 진단 검사는 공복혈당 검사와 75g 당부하 검사였다. 8시간 이상 금식한 상태에서 측정한 공복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포도당 75g 경구투여 후 2시간째 측정한 혈당이 200㎎/㎗ 이상인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했다.

2009년부터는 약 2개월 동안 평균 혈당 수치를 반영하는 당화혈색소 검사가 진단에 포함되었다. 정상인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보통 5%대 초반으로 측정되며, 6.5% 이상인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사람의 혈당이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원인으로 변동한다. 공복혈당은 당시의 신체적 컨디션, 정신적 스트레스 여부, 전날 섭취한 음식, 당일 수면 시간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평균 혈당 검사인 당화혈색소도 최근 1∼2개월 동안 탄수화물 섭취량, 운동량 등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어느 한 시점의 혈당 검사만으로 당뇨병을 진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할 수 있으며, 최근 당화혈색소를 이용하여 당뇨병을 진단하는 추세이지만 이 역시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다. 감자 반찬과 쌀밥, 식사 후 과일, 그리고 믹스 커피 한 잔, 이 모든 음식에는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다. 라면은 물론이고 외식으로 즐겨 먹는 자장면, 우동, 냉면이나 배고플 때 간식으로 먹는 떡, 빵, 과자 모두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포함하고 있다.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평소 즐겨먹는 사람이 당뇨병 혈액 검사를 받게 되면 결과가 높게 측정될 수 있다. 아직 당뇨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 당뇨병으로 진단되고, 정상인 사람이 당뇨 전 단계로 진단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았던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과 음료, 간식을 변경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 후 30분 정도의 운동도 식후 발생하는 고혈당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음식 조절과 운동을 시도해본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당뇨병에 대한 재평가를 해볼 수 있다.

다시 시행한 혈당검사에서 당뇨 전 단계로 진단이 된다면 당뇨병으로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음식 조절, 운동, 체중 감량 같은 노력이 필요하며, 당뇨병으로 확인된다면 더욱 적극적인 음식 조절, 운동과 함께 경구혈당강하제 투여가 도움이 된다.

   

당뇨병의 약물 치료 중 첫 단계로 사용하는 메포민은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경구약으로서 값이 저렴하고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으며 큰 부작용이 없다. 이러한 약물을 이용해 치료를 병행한다면 더 효과적인 혈당 조절이 가능하며 당뇨 진행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상민 창원파티마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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