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통 학생기자단 난상토론] "소수자라도 권리 평등해야"vs"시기상조…사회 혼란 야기"

최근 9년간 교제한 동성 파트너와 공개 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감독으로 인해 우리나라에도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이 일고 있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현재 14개국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있고 미국 브라질 멕시코는 부분적으로 허용을 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에서도 베트남에서 합법화가 추진되고 있고 네팔, 대만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 우리나라에선 2004년 한 게이커플이 공개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서를 제출한 사건이 있었지만 당연히 법원에서는 수리를 해 주지 않았다. 또한 판례에서도 20여년 간 같이 살아온 여성이 사실혼을 전제로 재산분할소송을 제기했지만 사실혼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다. 종교적인 이유뿐 아니라 사회적 통념으로 여전히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성결혼 합법화의 세계적 추세와 함께 인간의 존엄과 평등, 인권의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는 합법화주장도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필통 기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동성결혼에 대해 토론 중인 학생들. 논란이 많았던 소재였던 만큼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동성을 사랑하는 것이 그들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의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것 태생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것이잖아요. 그들이 소수자라 해서 일반적이지 않다 해서 무시하고 배척하며 차별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소수자들이 존중되어야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해지고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강수진·제일여고1)

"만일 동성결혼을 합법화한다면 똑같은 논리로 근친간의 결혼을 주장하면 어쩔 건가요? 동성결혼도 인정하는데 근친을 인정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극단적으로 동물이나 만화 캐릭터와의 결혼을 인정해 달라고 헌법소원을 하면 그것도 고려해봐야 된단 말입니까? 선의로 이해하는 것과 사회의 제도와 규범은 구분되어야 하지 않을까요."(이원창·대아고1)

"그들은 선천적으로 그런 사람들이죠.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차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인간으로서 태어났다면 그 생명 자체로 차별 받지 않아야 해요. 사회는 어차피 그런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우리사회가 그런 수준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 (김아휘·삼현여고2)

"법적으로 허용이 되면 얼마나 많은 문제가 양산될지 상상을 해보셨나요? 어떻게 보면 사람은 누구나 양성애자일 수 있습니다. 동성애자가 아님에도 스스로 그렇게 믿고 또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고 진정한 행복을 찾을까요?"(추나영·경해여고1)

"홍석천 같은 연예인이 커밍아웃을 하고 긍정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면 허용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고 사회적 인식이 허용된다면 문제될게 없다고 봐요."(하민지·제일여고1)

"단순히 당사자가 좋다고 결혼하는 것만 생각해서 될 일이 아니죠. 만일 입양이라도 한다면 그 아이가 받을 충격과 혼란은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는가?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과 사회제도로 규정하는 것은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박솔미·진주여고1)

"이성결혼은 허용하나, 동성결혼만 거부하고 규제하는 것은 평등법에 위배되죠. 동성애자가 성적소수자 일지라도 그들에게도 결혼할 권리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등은 누구에게나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기본권이고 권리이잖아요." (김진주·제일여고2)

"동성애자들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이 내 가족의 일이나 나의 일이 된다고 가정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혼란이 너무 많은 피해를 낳을 듯해 아직은 시기상조라 보고 소모적인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있을까요?"(박지원·진주여고1)

"왜 합법화하는 찬성 반대만 있죠. 중요한 것은 동성애자들과 같은 소수자들 권리 아닌가요? 그럼 덴마크 같은 나라처럼 결혼은 아니지만 그들의 사회적인 권리를 인정해주는 시민결합 같은 제도나 시스템을 마련해줌으로써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요?"(윤소정·진주여고1)

"자연스럽고 인류의 보편적인 현상은 이성애입니다. 수천 년 인류사에 기반한 문화와 사회제도와 규범이 만들어졌잖아요. 소수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꿀 순 없지 않습니까? 그냥 둘이서 조용히 살고 그것을 우리는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되지 않을까요? 법제도를 바꾸는 것은 반대입니다."(이원창·대아고1)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국민에게는 자유권과 행복추구권이 있습니다. 이를 막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하죠. 그들의 인권회복 및 보장 차원에서라도 제도적 허용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문란하다는 것은 편견이며, 저출산 시대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라면 불임인 사람들은 결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입니다."(정현욱·명신고2)

"왜 자신들만 생각합니까? 아이들을 생각해보세요. 사람은 엄마 아빠가 정상적으로 이룬 가정에서 자라야 가장 행복한 겁니다. 결혼이라는 것은 그것을 위해 만들어 졌고요. 동성애는 하나의 '알레르기' 같은 특별함입니다. 그것으로 결혼이라는 근본적인 질서를 깨는 것은 너무 위험한 발상입니다. 한사람의 인권으로 인류의 행복을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조수아·삼현여고2)

/필통(http://www.ifeelt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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