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위에 눕거나 잠자지 말고 귀가 후 반드시 샤워해야 예방

매년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을철 발열성 질환이 있다. 바로 쓰쓰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 출혈성 신증후군이다.

◇쓰쓰가무시증 = 리케치아과에 속하는 쓰쓰가무시균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풀에 붙어 있거나 들쥐 등 야생 설치류에 기생하는 균에 감염된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리면 발생한다. 보통 6∼18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에 급성으로 발병한다. 주로 밭일, 벌초, 야유회, 등산, 밤 줍기, 텃밭 가꾸기, 논밭, 과수작물 추수 등 야외 활동이 빈번해지는 11월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증상은 두통, 발열, 오한, 발진 근육통 등이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자국에 1㎝ 정도 크기의 홍반(붉은 반점)이 생기고 그것이 수일 만에 부스럼딱지(딱지)를 형성한다. 기관지염, 폐렴, 심근염이 생길 수도 있으며 수막염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렙토스피라증 = 병원성 렙토스피라균의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이 균에 감염된 동물의 배설물(소변, 대변, 침)에 오염된 물, 토양, 음식물에 노출시 나타난다. 상처 난 피부나 코, 입, 목구멍 점막 또는 눈을 통해 침입하여 발생한다. 잠복기는 5∼7일이다.

증상은 가벼운 감기 증상부터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결막부종, 두통, 근육통, 오심, 구토 등의 독감 유사 증상이 4∼7일 간 지속한다. 이후 1∼2일의 열 소실기를 거쳐 뇌막증상, 피부발진, 포도막염, 근육통 등을 일으킨다. 치료하지 않으면 수 개월까지 지속할 수 있고 신부전 또는 중증 출혈로 사망한다.

◇출혈성 신증후군 =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설치류(등줄쥐, 집쥐)의 타액, 소변, 분변 등 배설물이 공기 중 건조되어 그 분말이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을 일으키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감염되면 7∼21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증상은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 이뇨기, 회복기 5단계를 거친다. 처음에는 열이 심하고 얼굴이 벌게지고 눈이 충혈되고 근육통이 심하다. 이후 열이 떨어지고 증상이 없어진 후에 갑자기 혈압이 떨어진다. 그 뒤로는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가 다시 소변이 많이 나오고 나서 회복기에 접어드는 경과를 보인다.

고열, 오한, 설사, 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감기로 오인할 수 있다. 내버려두면 호흡 부전, 급성신부전증, 저혈압, 쇼크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안정이 최우선이고 병의 단계 별로 적절한 대증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병의 경과 중에 출혈과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안정이 특히 중요하다. 몸살을 앓으면서 눈이 충혈되고 근육통, 특히 옆구리의 통증이 심하면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을철 발열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다음에 유의해야 한다. △유행 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될 수 있으면 피한다. △논과 밭 일이나 야외 활동 시에는 긴옷을 입어 피부의 노출을 최대한 줄인다. △잔디 위에 눕거나 잠을 자지 말고, 침구나 옷을 내려놓지 않는다. △야외 활동 후 귀가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하고 옷은 세탁한다. △전염 위험이 큰 사람(군인, 농부 등)은 적기에 예방 접종을 받는다. △노출된 경력이 있는 경우 고열이 나면 빨리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남복동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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