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주말] (80) 창원의 집 습지공원 체육관

어느새 가을이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른 아침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냉랭하다.

거리엔 낙엽이 뒹굴고, 울긋불긋 도심은 강렬한 색으로 치장했다.

그뿐인가. '겨울 스포츠의 꽃'인 농구가 늦은 가을 시작을 알렸다.

오는 듯 가버릴 채비를 하는 가을을 온전히 보내기 위한 나들이를 준비할 참이다.

◇도심 속 가을 즐기기=유모차를 끌고 혹은 아이 손을 잡고 도심 가까운 곳에서 가을을 만끽할 곳은 어디일까?

창원습지공원으로 나들이 온 시민들이 울긋불긋한 단풍을 즐기고 있다.

창원시 가음정동은 가음정천이 흐르고 주변에 공원이 조성돼 있다. 지난여름 한창 뽐을 냈던 장미공원과 이웃한, 가을의 절정을 즐길 수 있는 창원습지공원(창원시 성산구 가음동). 도심 한가운데서 습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 습지공원에 도착하면 토끼랜드가 아이를 반긴다. 옹기종기 토끼들이 아이들이 주는 당근과 들풀을 오물오물 받아먹는다.

본격적인 갈대밭이 펼쳐진다. 하천이 흐르고 징검다리를 건너면 풍덩 갈대밭으로 들어간다. 저 멀리 아파트가 보이지만 이곳은 오롯이 자연이 주는 선물로 가을 하늘과 조화를 이룬다. 곳곳에 오두막이 있어 따가운 가을 햇볕을 피해 산들산들 가을 바람을 즐기기도 좋고, 너른 풀밭은 아이들이 뛰어놀기 안성맞춤이다. 잠자리채를 들고 나온 아이는 솔방울도 따고 잠자리를 쫓아 뜀박질을 쉬지 않는다.

너무나 유명하지만 창원의 집(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89)도 가을에 놓치기 아까운 장소다. 위엄을 담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시원한 분수의 물줄기와 가을 단풍이 먼저 관람객을 반긴다. 단풍을 사진에 담으러 온 시민과 작가들이 목을 한껏 뒤로 젖힌 채 '최고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 여념이 없다.

사랑채와 안채, 민속관, 정자, 연자방아, 팔각정 등 우리 조상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데다 마당 곳곳에 매끈하게 정비된 정원의 들꽃과 형형색색으로 갈아입은 오래된 나무들이 가을 한가운데로 우리를 안내한다.

창원습지공원을 찾은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고 있다.

◇농구장, 그 열기 속으로 = 이미 해는 저물었다. 싸늘히 식어버린 밤의 공기는 어둠을 더욱더 짙게 만드는 듯하다.

지난 29일 '2013-2014 프로농구'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 관람을 위해 창원체육관을 찾았다. 밖은 어둠이 깔렸지만 체육관 안은 딴 세상이다. 2층 일반석을 꽉 채운 것은 물론, 3층도 제법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았다. 농구장은 지정석이라 미리 예매를 하는 것이 좋다.

흥을 돋우는 치어리더의 쇼와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살짝 기분이 달뜬다. TV 밖 농구 경기가 이렇게 흥미진진할 줄이야. 골인이 될 때마다 사람들의 함성에 귀가 먹먹해지지만 어느새 그들과 한 몸이 되어 응원의 목소리를 높인다.

농구장을 찾은 꼬마 관중들의 응원 열기가 대단하다.

작전 타임과 쿼터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는 이벤트가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전광판에 분홍색 하트가 '뿅뿅' 올라오면 옆 사람과 안아보는 '허그 타임'은 물론,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OX 퀴즈, 하프 라인에서 공 넣기 등 속속 펼쳐지는 이벤트에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다른 경기에 비해 역동적인 선수들의 움직임도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4쿼터, LG가 모비스에 역전을 허용하자 응원은 더욱 격렬해진다. 초반 낯선 분위기에 긴장했던 아이는 덩크슛이 터지자 눈이 휘둥그레지고 파도타기에 웃음을 터뜨린다.

아쉽게도 이날 LG는 72-79로 모비스에 패했다.

"농구경기 또 보러 갈래요."

오늘(1일) 오후 7시 창원 LG-안양 KGC, 오는 3일 오후 4시에는 창원 LG-서울 SK의 경기가 각각 창원체육관에서 기다리고 있다. 

작전 타임과 쿼터 중간 쉬는 시간에 열리는 각종 이벤트는 관중들에게 또 다른 재미다.
농구는 실내에서 아이들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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