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전교조·밀양 송전탑 문제 노동자 1000명 호소·규탄 한목소리

'홍준표 심판하고 진주의료원 지켜내자', '유신부활 막아내고 전교조를 지켜내자', '주민들이 요구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 '노동자 탄압하는 S&T자본 규탄한다'.

이 네 가지 구호는 30일 오후 1시 40분 도청 정문 맞은편 공터에서 1000여 명의 노동자가 왜 모였는지 이유를 압축해 보여줬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와 경남지방경찰청에 대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국감에 맞춰 압박과 호소 차원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온종일 기자회견·시국 미사·집회 등을 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김재명 본부장은 대회사에서 "지금 정말 특별한 시기다. 함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교사·공무원 노동기본권 박탈, 진주의료원 폐업 등 공공의료 죽이기, 환경을 파괴하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을 만들려는 밀양, S&T중공업과 클라크 등에서 일어나는 노동자 생존권 위협 등 어느 것 하나 박근혜 정권과 연관되지 않은 게 없다"면서 "다 함께 뭉쳐야 한다. 모두가 힘을 모아 싸워나가자. 이를 통해 민주노총은 다시 세상을 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1시 40분 경남도청 맞은편 공터에서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1000여 명이 '진주의료원 재개원, 전교조 사수, 미타결 사업장 현안 해결,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오늘로 진주의료원 사태가 255일째이다. 홍 지사가 폐업 이유로 내세운 '귀족노조, 강성노조'는 국회 국정조사에서 거짓임이 드러났다. 홍 지사 같은 이가 다시 도지사가 되는 것은 지역민과 국민의 수치다"며 "지금껏 많은 지역 동지들이 함께 싸워줬다. 우리는 지역 동지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겠다"고 밝혔다.

밀양 주민도 단상에 섰다.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 주민 한옥선 씨는 "작대기만 갖고 싸우다가 여러분을 보니까 정말 힘이 난다. 철탑 터에 무덤을 파서 25일째 있다가 여기에 왔다. 한전과 정부, 경찰이 너무 더러워서 솔직히 살기가 싫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 세상 만들겠다'고 하더니 경찰을 내세워 할머니·할아버지를 개 잡듯이 잡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한 씨가 "내 시신을 여러분에게 맡기겠다. 만약 내가 숨진다면 박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 시신을 던져달라.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이 목숨 다할 때까지 싸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수가 쏟아졌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에서 △전교조·공무원노조에 대한 불법적인 노동탄압 중단, 노동기본권 보장 △국회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라 홍 지사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을 즉각 재개원할 것 △밀양 주민 생존권 말살하는 송전철탑 공사 즉각 중단 △S&T중공업 사용주는 부당해고 징계를 철회하고 부당노동행위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와 진주의료원 살리기 진주대책위는 결의대회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40분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정상화와 재개원을 촉구했다.

이어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10분 도청 정문 앞에서 백남해 위원장(신부) 집전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 촉구' 시국 미사를 하며 보건의료노조에 힘을 보탰다. 시국 미사에는 마산교구 소속 신부 8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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