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자연스럽게 구매 가능, 국내 제조사들 세계시장 석권

지역 청소년 문화 공동체인 '필통(http://www.ifeeltong.org)'이 이번주부터 갱상도 블로그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우리 지역 청소년들의 '진짜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청소년들에게 성에 관련된 모든 것은 왠지 금기시되고 부적절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청소년기에 성에 관해 올바른 인식과 공부가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순결을 강조하고 청소년들의 이성교제 자체를 막고자 한다. 학교에서도 성교육은 요식적이고 청소년들과 성문제를 떨어뜨려 놓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19금을 찾아서'편에서는 조금 재미있는 조사를 해 보았다. 아마도 청소년뿐 아니라 대부분의 어른들도 성과 관련된 것은 '19금'일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사실 성관계를 19세부터 할 수 있다거나 19세 이하가 임신을 한다고 해서 불법이 되지는 않는다. 당연히 피임도구의 구입 또한 '19금'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청소년이 교복을 입고 콘돔을 구입하려 하는 상황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그 결과가 어떠할지도 궁금했다.

청소년들의 성관계를 권장할 순 없다. 남녀 간의 성에는 순수한 사랑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적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의 성을 막는다고 해결되진 않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날로 성관계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청소년들의 원치 않는 임신과 버려지는 아기들, 무분별한 낙태 등이 이미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속에서 청소년들의 콘돔구입여부는 우리사회의 청소년과 성을 바라보는 한 단면을 보여줄 듯하다.

청소년들이 콘돔과 같은 피임도구를 약국이나 편의점에 가서 당당히 자연스럽게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만일 구입을 원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당연히 온라인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온라인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하는 절차가 청소년들로서는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신용카드나 공인인증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계좌도 있어야하기 때문에 송금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한 판매점에 비치된 콘돔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나 홈쇼핑사이트는 피임도구에 대한 검색뿐 아니라 구입자체를 '19금'으로 막아 놓고 정보를 차단하는데 있다. 실제 '콘돔'은 일반품목임에도 불구하고 '19금'으로 청소년에게는 판매가 금지되어 있었으며, 그 외의 다른 피임도구 또한 금지되어 있었다. 결국 온라인상에서 청소년들이 콘돔을 구입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럼 오프라인에서는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19금을 찾아서'팀은 직접 일반 약국이나 편의점을 방문하여 콘돔을 구입해보기로 했다. 청소년임을 나타내기 위해 교복을 입고 실험에 임했다.

사실 주위의 시선 때문에 떨리기도 했고, 교복 입은 청소년들에게 쉽게 콘돔을 팔까? 라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예상 밖이었다. 온라인과는 다르게 방문한 모든 편의점과 약국이 자연스럽게 콘돔을 판매하였다. 오히려 손님이 부끄러워하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듯하였고, 피임기구를 사는 손님에 대한 대처 방법을 교육받은 듯이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안내해 주었다. 일부 경험이 많아 보이는 약사들은 자연스러운 웃음과 상품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해 주었다.

그 중에서 조금 불쾌한 내색을 하시는 한 약국의 지긋하신 약사 분께 청소년 대상 콘돔 판매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약사 분은 "개인적으로 부정적으로 느끼지만 청소년에게 피임도구 사용을 막으면 연쇄적인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에 당연히 판매는 해야 하고, 또한 권장하라고 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부분 청소년들이 콘돔을 사지는 않는다. 그러나 콘돔을 사는 것이 문제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쉽게 주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알고 있었으면 한다.

청소년들이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성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억지로 막는 것이 오히려 많은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 아닐까? 물론 콘돔을 편하게 구입하고 피임을 권장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선 안 된다. 그에 앞서 우리 청소년들이 이성에 대한 이해와 성에 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충분히 제공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미 청소년들은 우리사회의 음란물 홍수에 젖어 있고,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어른들의 저질스런 성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과 SNS는 그런 문화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선 '순결'만 외치고 생물적인 성교육에 머물러 있다면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로 인해 요즘 청소년들은 성교육을 이전과 달리 상당히 많이 받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고등학생이 된 후에도 성교육에 관련된 행사가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성상담과 기술·가정이란 과목을 통해서도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배우고 있다. 물론 그 교육의 내용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학생들의 호기심을 끌어 내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학생들의 참여도 또한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 학생들이 교육시간에 집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 스스로 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할 필요가 있다. 교육내용이 문제가 있다면 건의를 하거나 요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참에 알아보는 콘돔상식

-세계시장 점유율 1위가 국내 기업이래요

대표적인 콘돔 회사로는 유니더스라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국내 시장 점유율 65%,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며 지금 세계 1등을 달리고 있는 콘돔회사라는 것이다. 콘돔을 써본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유니더스의 제품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유니더스의 매출은 세계에서 70%, 국내에서 30% 정도이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콘돔 사용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콘돔 사용률은 최하위이다.

동양인의 머리카락 두께는 보통 0.05~0.15밀리미터 범위 내에 있다. 인간 세포의 평균적인 지름은 0.03밀리미터다. 들여다보기 위해선 현미경을 써야 한다. 그보다 얇은 0.02밀리미터라면 도무지 감을 잡기 어려운 숫자지만, 콘돔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요즘 웬만한 편의점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콘돔에는 '0.03'이란 숫자가 크게 쓰여 있다. 제품명이 곧 콘돔의 두께다.

잘 팔리는 콘돔은 얇다. 지금은 '0.02'까지 나와 있고, 편의점이나 약국보다 한발 빠른 콘돔 전문 쇼핑몰에선 그게 가장 인기다. 0.03이 0.02가 되는 데는 무려 29년이 걸렸다. 콘돔의 주원료인 천연 라텍스로는 0.03이 한계라고 알려져 있다. 0.02밀리미터 콘돔은 폴리우레탄으로 만든다. 폴리우레탄은 라텍스보다 튼튼하다. 간혹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단점도 보완했다. 무엇보다 열전도가 뛰어나 체온이 가감 없이 전달된다. 그리고 투명하다. 둘둘 풀어놓고 바람을 넣어보면 비눗방울을 길게 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편 0.03, 0.02이라는 숫자나 콘돔을 응용한 기발한 발상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지만, 보편적인 사이즈에 대한 얘기는 어쩐지 낯설다. 길이와 폭은 콘돔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조건인데도 그렇다. 콘돔 규격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뉘는데 한국에선 주로 중형이 팔린다. 폭은 각각 약 3밀리미터씩 차이 난다.

/박민호(진주 동명고2)·이원창(대아고1)·김동창(진양고1) (필통·http://www.ifeelt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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