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경남 예술영재교육 열악" 예술산업 육성발전 세미나

경남의 수부 도시 창원에서는 '예술영재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상남도영재교육지원센터의 '2013년 경남지역 예술영재교육 현황'을 보면 도내 159개 초등학교가 176개 영재학급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교육대상 인원은 3480명이다. 이중 예술영재학급은 9개(5.1%)로 140명 학생만이 예술영재교육을 받고 있다. 반면 수학과 과학 분야 영재학급은 90%가 훌쩍 넘는다. 지난 24일 경상남도의회 지역경제연구회와 창신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최한 '경상남도 예술산업 육성발전' 세미나에서 영재교육이 수학과 과학분야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 놀랄 만한 점은 경남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창원시에는 예술영재학급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재란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자' = 우리나라 영재교육은 2002년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법 조항에 영재의 개념, 영재교육 대상자를 위한 교육 분야, 영재교육의 목적이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영재란 타고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영재교육진흥법 제2조 제1항을 보면 영재란 재능이 뛰어난 사람으로서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자다. 많은 심리학자가 사람의 지능과 재능은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으로 변화하고 발전한다고 했듯, 영재는 타고나는 것만은 아니다.

노력과 경험도 중요하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2012 영재교육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전국 672만 1176명의 초·중등학생 중 1.76%인 11만 8377명이 영재교육을 받고 있다. 경남은 1만 13명(8.5%)이 영재교육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역당 전체 초·중등 학생 수 대비 영재교육 대상자 수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과 대전으로 각각 3.2%를 차지했다. 경남은 2.2%로 전체 16개 광역 시도 중 6위를 기록했다.

◇경남, 예술영재교육 열악 = 영재교육은 수학, 과학, 발명, 정보, 외국어, 미술, 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수·과학. 수학, 과학 분야의 영재교육 대상자 수가 전체 분야의 83.2%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그다음은 발명 3.6%, 정보 3.3%, 인문 2.8%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남 역시 수·과학(4913명)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수학(1595명), 과학(1588명), 발명(750명), 정보(344명), 외국어(274명), 기타(253명), 인문(200명), 음악(96명)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16개 광역 시도 중 유일하게 '미술이 0명'이라는 점이다.

경상남도영재교육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경남 초등학교 영재학교는 159개로 176학급이다. 이중 예술영재학급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5개에 불과하다. 김해 안명초등학교와 밀양초등학교, 사천초등학교, 진주 중안초등학교·선학초등학교다. 더 심각한 점은 경남 어느 중학교에도 예술영재학급이 없다는 것이다. 경남교육청 지정 영재교육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인구 100만을 자랑하는 창원시에는 영재학급도, 영재교육원도 없다. 도내 출신 예술영재는 대부분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배려대상 예술영재는 자신의 재능을 실험해 볼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우수 인재의 다른 지역 유출도 심화될 수 있다.

◇"경남 예술영재교육원 설치해야" = 김태모 창신대학교 음악학과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경남 지역 예술영재교육원' 설립을 제안했다.

그 배경으로 △예술분야의 영재학급 규모와 교육인원은 수학·과학과 비교하면 너무 적다 △특히 행정중심 도시이면서 인구가 제일 많은 창원시에는 예술영재학급이 설치되지 않았다 △예술영재교육(심화과정)은 우수한 전문인력 및 시설과 장비를 갖춘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 △예술영재교육은 반드시 학문적 지원이 있어야 발전한다 △설립에 따른 기대효과를 타지역의 사례로 예상할 수 있다를 내세웠다. 그가 꼽은 예술영재교육원 설립에 따른 기대효과는 △다양한 재능개발의 기회제공 △예술영재교육의 질적 성장 △학문영재교육과 예술영재교육의 균형성장 △지역 문화예술발전 등을 꼽았다.

타 지역 예술영재교육 현황은?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제21조 1항을 보면 영재교육원은 고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학교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이다. 여기서 학교는 대학과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등 각종학교를 말한다. 타지역 대학부설 예술영재교육원은 △대구교육대학교(미술영재교육원) △한국예술종합학교(한국예술영재교육원) △가천대학교(음악영재교육원) △강남대학교(예술영재교육원) △건국대학교(음악영재교육원) △동의대학교(예술영재교육원) △부산대학교(예술영재교육원) △서울대학교(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등이다.

이중 모범이 될 만한 곳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세운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이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은 2008년 8월 문을 열었다. 현재 국가 차원의 예술영재 조기 발굴 및 양성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음악과 무용, 전통예술분야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을 선발해 전액 장학금으로 교육을 한다. 예술영재교육에 대한 이론적 기초연구를 비롯해 예술영재교육 지원 시스템 연구 및 개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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