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시일이 많이 흘러버린 창원시 통합 문제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기로 한 것은 이주영 의원이 국회의원 77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한 마산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현지 국정감사를 통해 3개 시 행정통합이 적법하게 실행됐는지를 알아보고 그런 다음 실질적인 시민통합에 필요한 지역균형발전 시책이 약속대로 차질없이 추진되었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만일 이번 국정감사에서 통합이 정부에 의해 강제된 흔적이 발견되거나 통합과 연관된 인센티브가 각 지역에 고루 미치지 못하고 어느 한 지역에 편중됐다는 결론이 나오면 제출된 의안의 상임위 통과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지 못하고 감사 자체가 요식행위에 그치거나 별다른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회가 의안 통과를 억제함으로써 마산 분리 요구를 둘러싼 통합 갈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쪽으로 물꼬를 틀지도 모른다.

마산 지역구의 또 한 사람인 안홍준 의원이 이 의원과 보조를 같이 하지 않아 마산 분리안 국회 통과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추측은 일반적이다. 같은 지역의 국회의원조차 견해를 달리하고 있으니 국회의원들이 반신반의할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또 어렵사리 성사된 행정통합을 되돌리는 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대세를 장악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무조건 크면 좋다는 양적 기대감이 국면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마산 지역민도 모두가 분리안에 찬성하고 있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문제의 핵심은 왜 분리안이 나왔고 왜 법안 발의로 여론이 확산됐는가 하는 것이다. 수도 없이 거론됐지만 시 명칭은 창원시로 하고 청사 소재지는 마산과 진해 두 곳 중 한 곳을 우선순위로 해서 정한다는 통합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비롯됐음은 이제 알만한 시민은 다 안다. 국회 국정감사마저 그같은 진실을 외면해 버린다면 마산 분리안은 시민투표라는 배수진을 선택할지도 알 수 없다. 지난 3년여간 부풀대로 부풀어진 지역간 시민간 갈등의 종착지는 과연 어디인가. 이런 자문이 저절로 나오는 시점이다.

두 명의 증인이 선정됐다고 한다. 제아무리 국정감사라 해도 그 진위를 헤아려 일도양단의 답을 내놓기가 그렇게 쉽겠는가. 그러나 어쩌겠는가. 달리 길이 보이지 않으니 경청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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