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좁고 유람선 운항 위험천만…항만청, 기능 상실에도 허가내줘

마산연안여객터미널(돝섬터미널)의 시설이 열악해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여객터미널 기능이 상실되고도 버젓이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엉터리 공간 활용 = 돝섬터미널 1층. 이곳에는 매표소와 대기실·화장실·편의점 등이 있다. 하지만 매표소·대기실은 전체 면적(1461㎡) 중 극히 일부 공간(149.94㎡)에 칸막이를 쳐 놓고 운영 중이다. 반대편 구석에 있는 화장실·편의점은 앉아서는 찾기 어렵고 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은 칸막이에 가로막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나머지 공간이 활용되는 것도 아니다. 1층 대부분 공간은 그야말로 아무 기능도 하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 터미널을 찾은 한 시민은 "넓은 공간을 다 제쳐놓고 좁은 이곳에 시민을 몰아넣는 게 말이 되느냐"며 따졌다.

안전도 문제다. 마산 앞바다는 마산 해양 신도시 호안 축조공사로 막혀있다. 이에 돝섬과 터미널을 오가는 유람선 '해피랜드'는 호안을 따라 빙 둘러 바다로 나간다. 배가 오갈 때 자칫 충돌·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이를 제재·관리하는 인력은 없다. 터미널에는 단 한 사람이 매표·검표·안내 등 모든 업무를 맡고 있다.

돝섬터미널 매표소·대기실. 좁은 공간(149.94㎡)에 칸막이를 쳐 놓고 운영 중이다.

◇여객터미널 기능 상실 = 돝섬 터미널 환경이 처음부터 열악한 것은 아니었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이하 항만청)이 소유한 터미널은 그동안 항만법령에 따라 항만시설로 지정·운영돼 왔다. 이에 항만청 예산 일부를 지원받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마산 해양 신도시 건설과 맞물려 항로가 없어지는 등 여객터미널 기능이 폐지되면서 예산이 끊겼다.

이에 터미널 1층 대부분 공간을 사용 중이던 ㈜돝섬해피랜드는 사용료·운영비를 낮추고자 매표소·대기실 면적과 서비스를 대폭 줄였다.

하지만 건물에 입주한 다른 업체·단체는 애초 사용 연장 허가가 난 것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여객터미널 기능이 폐지된 마당에 안전시설과 이용객이 머물 마땅한 장소도 없이 운영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허가가 난 이유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돝섬해피랜드가 국유재산인 바지선(barge)을 임의대로 옮겨 그나마 있던 항로도 막았다"며 "이에 다른 업체 피해가 늘고 있지만 항만청은 방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람선 운항허가를 내린 창원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앞서 항만청이 시설 사용을 허가해 그에 따랐을 뿐이다"고 밝혔다. 시설 사용을 허가한 항만청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돝섬해피랜드에서 연말까지 사용 연장 신청을 하여 검토해 본 결과, 당장 대체할 만한 공간이 딱히 없어 허가했다"며 "개인 사업체 공간 활용에 대해 항만청이 지적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다른 업체 피해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운항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창원시는 돝섬 터미널을 철거한 후 시민 휴식 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업체는 '철거까지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결국, 그사이 애꿎은 시민 피해만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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