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3·15의거탑에서 '경남은행 지역환원을 위한 108만 명 서명지 전달 '출정식 가져

"경남은행이 반세기에 걸쳐 키워온 유무형의 우리 자산이 맞는가? 내 것 내가 가져오겠다는데 왜 이리 말이 많나. 왜 경남 도민이 변방에 서야 하는가. 이게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정부인가. 경남 도민을 이렇게 홀대해 무엇이 잘 되겠는가. 금융당국이 순리대로 정당한 우리 요구를 받아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도의회 김오영 의장)

"경남도, 창원시, 노동계, 상공계가 똘똘 뭉쳤다. 당위성이 충분하다. 3·15의거를 기억해야 한다. 여기는 민주화 역사를 바꾼 곳이다. 검은 넥타이를 매고 결연한 의지로 나왔다. 타지 국회의원도 충청과 강원에 지방은행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갈구하는데, 막대한 희생으로 지켜온 은행을 장부대로 돈을 주고 가져오겠다는데, 이 요구가 부당한가."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최충경 공동위원장)

24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의거탑에서 열린 '경남은행 지역환원을 위한 108만 명 서명지 전달 출정식'은 금융당국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경남은행인수추진위원회와 경남은행 노동조합이 24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3·15의거탑에서 경남은행 지역환원 독자분리 민영화 촉구 108만 서명지 전달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출정식에 참석한 추진위원들과 조합원들이 출정식을 마친 후 결의를 다지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경남은행 노동조합 김병욱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얼마 전 국감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경남은행은 정부로부터 국민에게 환원되는 것이지 지역에 대한 환원이 아니라고 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라며 "지역민은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지방은행은 지역민을 위해 설립된 은행으로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도 해당 지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울산 KTX역에서도 출정식이 열렸다. 창원과 울산에서 각각 100여 명이 출정식 이후 서울로 향했다. 이들은 출정 선언문으로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라', '타 금융기관은 경남은행 인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정부와 금융당국은 경남은행을 지역민의 품으로 환원하라'고 촉구했다.

108만 서명지는 창원과 울산에서 각각 150상자로 화물차에 실렸다. 이날 오후 서울에 있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청와대 등에서 서명지 전달식이 있었다. 경남은행 노조와 인수추진위는 집회를 열었고,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면담도 진행됐다.

서한문도 전달했다. 여기에는 △지역감정 심화와 지역균형발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지방은행 금융지주회사(BS·DGB금융) 인수 절대 불가 △대형 국책은행(기업은행)의 인수는 경남은행을 다시 정부가 간판만 바꾸어 가져가는 것이므로 역시 절대 불가 △국내 금융기관의 모범적인 지배구조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경제 발전과 공적자금 회수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이상적인 방안이 될 경은사랑 컨소시엄을 통한 지역환원 등 3가지 요구를 담았다.

노조와 인수추진위는 결의문에서 "경남은행은 자생력 있는 지역경제 구조의 정착과 더불어 지역민, 지역 상공인의 바람과 같이 향토은행으로 돌아와 본연의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반드시 지역으로 환원돼야 한다. 경남·울산지역민의 지역환원 민영화 염원은 오늘 전달하는 108만 명 서명지에 오롯이 녹아 있다"고 했다. 지난 7월 13일 '경남·울산이 뿔 났다'라는 범시·도민 결의대회 이후 100만인 서명운동이 벌어졌고, 2개월간 지역민 108만 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한편 예비 실사는 지난 23일 개시했다. 지역 자본 연합인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지난 7월 31일 발족해 예비입찰에 참여, BS금융(부산은행), DGB금융(대구은행), IBK기업은행과 인수 적격 후보로 선정된 상황이다. 각 후보는 예금보험공사가 공개한 실사 자료를 열람만 할 수 있으며, 현장 실사는 별도로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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