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봅시다]"너무 과했다" VS "어쩔 수 없다" 의견 팽팽

쓰레기 불법 투기를 막기 위해 CCTV를 설치한 것도 모자라 투기자의 얼굴을 벽보 형식으로 공개하면서 "너무 과했다"는 의견과 "불법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진주시 상대1동 주민센터는 최근 주민센터 앞에 있는 전신주를 중심으로 쓰레기 불법 투기가 극성을 부리자 CCTV를 설치한 데 이어 불법 투기자의 모습이 담긴 전단을 전신주에 부착했다.

이 전단에는 '쓰레기 불법 투기자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에 투기 일시와 투기 내용, 장소, 투기자의 사진 등을 담고 있다.

특히 특정 투기자는 얼굴까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모습으로, 이 전단은 전신주뿐 아니라 인근 골목에 몇 장 붙어 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불법 투기는 잘못됐지만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정도의 사진을 행정기관에서 공개하는 것은 좀 심하다. 초상권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대1동 안봉규 동장은 "좀 과한 것은 인정하지만 불법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해명하면서 "전단을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 동장은 "전단을 부착하기 전에 인근 통장들이 모여 CCTV에 찍힌 투기자의 인적사항을 알아본 데 이어 인근 마트 등을 중심으로 탐문했는데도 인적사항을 파악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동장은 "현재도 불법 투기자가 발견되면 일단 가족 전원을 주민센터로 불러 제가 직접 30분간 교육을 한 후 훈방한다. 만약 또다시 투기를 하면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런 무리수가 나온 것은 상대1동 지역의 쓰레기 불법 투기가 심했기 때문이다. 안 동장은 지난 8월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안 동장은 "상대1동은 진주시청이 위치한 곳인데도 불법 투기가 심했다. 특히 시청 뒤편이나 주민센터 앞은 불법투기로 인한 악취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이 심했다. 계도를 했지만 근절되지 않아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에 상대1동은 쓰레기 불법 투기를 없애려는 조치에 돌입했다.

통장 중심의 불법 투기 단속 책임 관리제를 도입한 데 이어 홍보 전단 2만 매를 배부하고, 펼침막 6개도 설치했다. 또 250명으로 합동단속반을 편성해 주·야간 단속을 하고 있다.

안 동장은 "쓰레기 불법 투기에 대한 계도를 시작한 지 10년 이상 됐지만 아직 주민 의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쓰레기와의 전쟁은 주민 의식 전환이 목적이다. 벌금 부과로는 한계가 있다. 2개월여 지나면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연말 불법 투기와의 전쟁이 끝나면 상대1동에 불법 투기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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