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안전·관리 '나몰라라' 눈살…초대권 최대 3만 원 거래되기도

창원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끝났지만 미숙한 행사 진행·시민 의식 실종 등이 아쉽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제3회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K-POP World Festival) 2013 창원'이 펼쳐졌다. 공연은 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창원시·KBS가 주관했다.

케이팝을 사랑하는 15개 팀 무대·축하공연이 진행된 행사에는 3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석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커진 규모·명성에 비해 곳곳에서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공연 전 관리 나 몰라라 = 20일 오전 7시 30분께 3000여 명의 시민이 창원광장에 모였다. 조금이라도 가까운 자리에서 '아이돌'을 보려는 청소년 팬으로 이들 중에는 지난 18일 밤부터 광장에서 노숙한 사람도 있었다.

시청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청소년을 아무런 제재 없이 내버려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공연 전날부터 일대 교통은 마비되다시피 했다"고 비판했다.

자칫 안전사고·탈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시와 경찰, KBS는 20일 아침까지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20일 오전 7시 30분께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입장을 기다리는 3000여 명의 청소년 아이돌 그룹 팬들이 창원광장을 메우고 있다. 이들 중에는 지난 18일 밤부터 광장에서 노숙을 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시와 경찰은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20일 아침까지 공무원과 교통 경찰을 배치하지 않아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비판이 제기됐다./경남도민일보DB

◇엉망진창 입장 = 그렇다고 반나절 이상 기다린 팬 모두가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공연 이후 창원시 홈페이지에는 '10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입장도 못했다', '새벽부터 통영에서 올라와 딸과 함께 기다렸지만 부질없었다'는 등 미흡한 행사 진행을 꼬집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애초 공연장에 마련된 좌석(초청·A·B·C)은 1만 2500석이었다. 초청권·초대권(최대 2매)은 창원시와 KBS, 경남은행이 각각 배부했다. 또 누리집을 통해 1500명을 추첨, 당일 현장에서 나눠줬다.

하지만, 본행사에서 초청·초대권은 무용지물이었다. 현장에서는 초청·초대권이 있어도 입장하지 못하거나 초대권이 3000~3만 원 사이에서 거래되는 일도 일어났다.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초대권을 남발했을뿐더러 지정 좌석제가 아닌 자유 좌석제로 운영해 혼란을 불러온 탓이다. 시와 KBS는 당일 200명이 넘는 진행요원을 투입했다고 밝혔으나 제대로 된 운영·제재는 없었다. 그사이 일부 시민은 서로 밀치고 뒤엉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본격적인 입장이 시작된 오후 5시 30분께 한 초등학생은 몰려든 인파에 넘어져 발을 밟히기도 했으며 박모(16) 양은 넘어지는 도중 통제선이 목에 감겨 질식사할 뻔하기도 했다.

박 양은 "너무 아파 안내요원을 찾아갔지만 진통제 한 알만 주더라"며 "결국 제 발로 근처에 있던 119구급대를 찾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작 공연은 보지도 못했다"며 하소연했다.

◇쓰레기 페스티벌 = 공연이 끝난 광장은 난장판이었다. 광장 곳곳에는 21일 아침까지 페트병, 과자 봉지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쓰레기 때문에 일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된다"며 "시민 의식도 문제지만 애초 쓰레기를 버릴만한 공간도 없었다"고 밝혔다. 광장에는 깨진 유리조각 등도 있어 2차 사고도 우려됐다.

이와 같은 민원에 창원시 관계자는 "KBS와 창원시가 협약을 맺고 추진한 것으로 행사 전반은 KBS가 주관한다"며 "시는 행정적 지원만을 맡고 있어 쉽게 관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앞서 시도 이런 문제를 KBS에 여러 번 경고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미숙한 행사 진행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고쳐가겠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