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일반 병원은 최대 5배 차이, 확대해야"…시보건소 "복지부 정책"

창원시 관내 보건소가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지난 10일 시작했다. 오는 25일까지 진행하는 독감 무료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어르신 △만 3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차상위수급자 제외) △만 3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본인·유족 등) 등 약 7만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다.

◇엇갈린 시민 반응 = 창원중심·마산·진해 보건소는 올해부터 보건소 유료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유료 예방접종을 원하는 시민은 자비 부담으로 민간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이미 국내 보건소 60%가 무료 접종만 시행하고 있고 광역시도 창원시보다 앞서 무료 접종만 시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에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창원시 반송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난해보다 접종이 한결 수월해졌다"며 "절차도 간편하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은 "시간에 여유가 생겨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다른 진료도 할 수 있었다"며 "직원도 친절하게 잘 해주더라"고 밝혔다.

반면, 유료 접종 대상자는 보건소 접종 확대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한 시민은 "일반 의료기관 유료 접종비는 3만 원으로 너무 비싸다"며 "특히 이는 지난해 보건소 유료 접종비용 7000원과 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다른 시민은 "유료 접종을 받고자 보건소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렸지만 예상과 달리 사람이 북적이지는 않았다"며 "이럴 바에는 유료 접종까지 해도 괜찮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무료 접종 대상자 중 일부도 "전보다 접종 시간이 줄어든 건 맞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창원시 보건소 관계자는 "유료 접종 중단은 보건복지부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특히 28일부터 진행할 폐렴구균 접종 대상자(65세 이상 어르신)만 약 3만 명에 이른다. 업무 효율을 높이고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불합리한 현상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경남도민일보DB

이어 "올해 백신 단가가 유독 많이 오른 듯하다"며 "이에 보건소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1만 5000~1만 6000원)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창원 성산구 중앙동 구트병원·가족보건의원·상남동 제민의원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보·관리 아쉬워 = 보건소 유료 예방접종 중단·무료 예방접종 대상자 등 관련 홍보는 대체로 아쉬웠다는 평가다.

접종 시작 이후 보건소에서는 하루 평균 5~6명의 시민이 시간만 낭비한 채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유료 예방접종 중단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예방접종 기간과 무료 대상자와 관련한 이야기만 많았지, 유료 예방접종 중단 소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편물을 발송하거나 누리집에 관련 배너라도 첫 화면에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무료 접종 대상자에게도 마냥 홍보가 잘된 건 아니다. 대상자가 직접적인 홍보나 자료 대신 '소문'에 의지해 보건소를 찾는 일이 잦다. 접종 기간에 여유가 있다고는 하나 자칫 혜택을 받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이에 좀 더 체계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 관리가 부실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7일 창원시청 누리집 '시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부친이 2주 동안 독감 주사를 두 번이나 맞았다. 보건소에서는 오히려 접종비를 요구하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아버지 불찰도 있겠지만 폐렴구균 접종과 맞물려 어르신이 많이 헷갈린다.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독감·폐렴구균 대상자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 보건소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시민이 다녀가다 보니 접종 결과 전산화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안내문을 드리고 담당 직원이 몇 번씩 되묻지만 어려움이 많다.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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