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일 대표 강경 입장 밝혀 "교통 문제 등 접근성 낮아, 시장 만날 용의 있다"

NC가 새로 지어질 진해 야구장을 사실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이태일(사진) 대표는 17일 <경남도민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NC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10개 회원사 중 하나로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진해 부지는 다른 구단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들도 반대하고 교통 문제 등으로 야구팬들이 찾기 어렵다"면서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어려운 데다 창원시가 수 차례 밝혔던 신축 야구장 로드맵대로 진행도 안되고 있는 만큼 진해 구장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밝혔다.

NC는 지난 15일 창원시와 시의회를 비판하는 보도자료에서 이미 진해 야구장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NC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KBO와 본 구단을 포함한 모든 회원사는 새 야구장 입지가 프로구단의 홈구장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1000억 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새 야구장 건립이 정치권의 밀실담합 의혹과 짜맞추기식 용역조사 논란에도 계속 진행된다면 그 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전시행정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C는 그동안 창원시와 KBO의 극한 대립 속에서도 지역 정서를 감안해 비교적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 내용은 KBO의 결정을 지지하며 창원시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NC 측의 입장은 아직 야구장 부지와 예산조차 확보 못해 KBO와 약속한 2016년 완공 자체도 어려워졌지만, 만에 하나 지어진다고 해도 홈구장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프로야구계에서 홈구장 선택과 사용 여부 결정은 전적으로 구단의 권한이다.

이태일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부적합한 입지를 구단에 수용하라고 강요하는 것만 능사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진해 야구장이 지어진다면 서울 고척돔과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구단이 진해 야구장을 수용하게 된다면 막대한 예산을 함께 낭비한 구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척돔은 서울시가 예산 2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서울 구로동 부지에 짓고 있는 국내 유일의 돔야구장이지만 사용하려는 구단이 없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NC가 강경 모드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 "14일 일부 창원시의원들의 서울 목동구장에서 행동이 발단이 됐다. 프로야구의 축제인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입장을 밝히려 했지만 시기를 앞당겨 발표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진해 야구장 정부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오는 24일 안전행정부 3차 투융자 심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일 이번마저 통과되지 못하면 창원시는 다른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다음 투융자 심사는 내년 3월에 열리는데 지방선거가 코앞인 시점이다.

NC는 포스트시즌이 모두 종료되는 11월부터 KBO와 신규 야구장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일 대표는 "NC를 포함해 KBO 회원사, 창원시 모두 우리가 창원을 떠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진정성 있는 대화로 야구장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박완수 창원시장과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창원이 연고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마산구장에서 홈팬들의 많은 사랑을 확인했기 때문에 창원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다"고 연고지 이전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