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으로 결의문 전달…야구팬 "목동까지는 쉽게 가더니"

16일 NC 다이노스 구단 사무실(마산구장)을 방문할 예정이던 창원시의회 진해구 소속 의원들이 약속 시간 30여 분을 앞두고 돌연 입장을 변경하고 우편으로 결의문을 보냈다.

NC 다이노스 관계자는 "이태일 대표와 배석현 단장이 출장을 간 상황에서 다음에 오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느냐고 전했으나 방문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취소가 돼 조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태일 대표는 서울에서 일정이 있었고, 배석현 단장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교육리그 선수단과 함께하고 있다.

전수영 창원시의원(새누리당, 중앙·태평·충무·여좌동)은 일정 변경에 대해 "진해 소속 13명의 의원이 오전에 사무실에 모여 회의를 한 결과 찾아가는 것보다는 우편으로 결의문을 전달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의원들의 일정 취소는 지난 14일 두산-넥센의 준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린 서울 목동구장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들은 이날 목동구장을 찾아 KBO 관계자들에게 신축 야구장 입지 선정과 관련한 행정 간섭 중단 촉구 결의문을 전달했으나 그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KBO는 물론 NC 구단, 야구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NC 다이노스 서포터스 '나인하트' 회원 20여 명은 16일 의원들이 마산구장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항의의 뜻을 전달하려 하기도 했다.

신승만 나인하트 매니저는 "팬들의 입장을 전하고자 찾아왔다. 멀리 있는 목동까지는 쉽게 가더니 가까운 마산구장은 갑자기 왜 취소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시의원들이 우편으로 전달한 결의문은 "NC 다이노스와 KBO는 과도한 행정 간섭을 중단하고 새 야구장 건립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시의원들은 △새 야구장 입지를 KBO 자체 재조사 용역을 근거로 재론하는 것은 창원 시민과 시의회를 경시하는 처사이며, △마산구장 리모델링·신규 야구장 건립에 예산 1000억 원 이상을 지원하는 창원시 행정을 신뢰해야 한다 △새 야구장 건립이 지체·중단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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