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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위기' 일단 한숨 돌려…출구 찾을 차례

STX그룹 조선부문 계열사 자율협약 그 후…사업구조 조정·조직개편 등 정상화 자구책에도 박차

이수경 기자 sglee@idomin.com 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백척간두에 있던 STX그룹 조선 부문 계열사들이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기사회생했다.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에 이어 지난 10일 포스텍까지 자율협약 체제로 들어갔다. 자율협약으로 STX그룹 조선 부문 계열사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채권단 자금 지원으로 해결됐고, 계열사별로 추가자금을 지원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 자체 경영권이 무색하고 채권단과 약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에 인력·사업 구조조정 등 임직원들이 겪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선·해운 경기가 장기 불황을 맞으면서 지난해 이미 선제적으로 임직원 구조조정을 한 계열사도 있다. 그러나 자율협약을 체결하고서 채권단 의중에 따라 새 대표이사를 맞이한 계열사는 자구책 차원에서 구조조정과 허리띠 졸라매기를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경영지원단에서 하는 일은 협약에 약정된 내용 안에서만 가능하고,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약정들도 있다"면서 "모든 경영 정상화 대책은 각 회사마다 자구계획안에 따라 진행된다"고 밝혔다.

채권단 동의로 다행히 자율협약은 개시됐지만 자율협약을 얼마나 빨리 졸업하느냐는 계열사마다의 경영 묘책에 달렸다. 추락한 신뢰 회복도 급선무다. 'STX그룹 계열사 자율협약 그후'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STX조선해양>

-수익성 저조한 선박 계약해지 논의

지난 4월 초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조선해양은 약 3개월 만인 7월 말에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 후 STX조선해양 채권단(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사업 구조조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STX조선해양 임원과 산업은행으로 구성된 수주위원회가 악성 저가 수주로 향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선박들에 대한 계약 해지를 논의 중이다.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 건조 여부와 계약 맺은 선박들에 대한 RG(선수금 환급보증: 조선업체가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금융회사의 보증) 발급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계약 해지 대상에 오른 선박은 7억 달러 규모의 드릴십 1척과 8억 달러 규모의 상선 10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유정형 새 대표이사(전 STX조선해양 부사장)는 10월 2일 취임한 후 상선과 특수선, 중소형 해양지원선 건조 등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올해 6월 말 44명에 달하던 임원 수를 26명으로 40%(이직에 의한 자연감소 포함) 줄였으며, 팀 수도 34개 줄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14일 "최근 발주처 문제로 펄프운반선 4척이 발주 취소된 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사업 정리 목적으로) 계약 해지는 전혀 없다"며 "자율협약 개시 이후 (진해조선소) 공장가동률이 90%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STX엔진>

-"인력 구조조정은 크게 없을 것"

STX엔진은 지난 9월 5일 자율협약(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이 개시됐다.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감자 없이 662억 원 출자전환, 3500억 원 추가 자금 지원 등이 담겼다. 추가 자금 3500억 원에는 내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전환사채 2000억 원도 포함된 것이다.

STX조선해양과 달리 STX엔진에서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STX엔진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강 회장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 지난 7월 사임한 최동현 사외이사 후임으로 이강을 전 농협중앙회 상무를 새로 선임했다. 최임엽 현 사장의 대표이사직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런 결정에 대해 산업은행은 "STX엔진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강 회장의 경영책임을 묻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채권단에 설명했다.

STX엔진 관계자는 "오는 29일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선임, 11월부터 최임엽 대표이사와 함께 수익성 있는 사업 중심으로 수주 확대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 창출을 위해 내부 경영 개선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선제적 대응으로 임원 수가 많이 줄었고 연말에 대부분 인력 조정이 돼서 자율협약 이후 인력 구조조정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TX중공업>

-신뢰회복 더뎌 신규물량 수주 난항

STX중공업은 지난 9월 12일 STX엔진보다 일주일 늦게 자율협약(주채권은행 산업은행) 체제에 들어갔다. 대표이사 선임과 강 회장 이사회 의장직 유지 여부 안건 등을 상정할 주주총회 날짜도 오는 29일에서 11월 12일로 2주일 미뤄졌다. 강 회장은 채권단 결정에 따라 STX중공업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은 박탈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협약 체결 후 STX중공업은 조금씩 공장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영 정상화 속도가 다른 계열사보다 늦어지면서 신뢰 회복도 더디다.

STX중공업 관계자는 "자율협약 개시 이전보다는 공장가동률이 나아졌는데 100% 가동하진 못하고 있다"면서 "채권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이 됐는데도 한 번 흔들리고 나니까 신규 물량도 잘 안주려고 하고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포스텍>

-추가지원 자금줄어 대금지불 난색

포스텍은 자율협약(주채권은행 우리은행)을 신청한 후 경영 정상화 방안에 800억 원 추가 자금 지원 내용이 담겼으나 뜻대로 안 됐다. 채권은행 중 부산·대구·국민은행이 자율협약 동의를 거부하고 탈퇴하면서 80억 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채권은행 75% 이상의 동의는 얻었기에 지난 10일 자율협약 체결은 이뤄졌다. 포스텍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체결됐지만 원래 예상한 대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서 협력업체에 대금을 완불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걱정했다. 또 "경영진 교체 등은 없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텍은 그룹 전체 정보기술(IT) 운영을 관리하는 사업부문과 조선 기자재를 운송하는 물류 사업부문 등 크게 2개 사업 기능을 갖고 있는데, 지난 7월 29일 IT 부문을 떼어내기로 공시한 바 있다.

<(주)STX>

-임원·평사원 구조조정 시작

STX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주)STX는 지난 5월 자율협약을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협약 체결을 못하고 있다. 채권단과 조건부 정상화 방안만 동의했을 뿐 나중에 실사를 다시 하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주)STX도 지난 11일 전체 직원의 약 10% 정도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STX직원은 약 200여 명이며, 명예퇴직 신청자는 약 20명 수준이다. 임원뿐 아니라 1~2년차 평사원도 명예퇴직 신청 대상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STX는 연초와 비교해 절반의 직원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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