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장효성 하동군 평생교육사

하동군이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해마다 추진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군민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동군은 올 상반기 평생학습센터에서 15강좌, 면 단위 주민 불편을 없애고자 12개 면에서 찾아가는 프로그램 45강좌 등 총 60강좌를 운영했는데, 여기에 참여한 수강생 1143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만족도를 자체 조사한 결과 전체 94%, 1076명이 매우 만족(766명)하거나 만족(360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 내용과 수준의 만족도도 96%를 웃돌았고, 교육시설 역시 85%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돼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대한 군민들의 호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이 빗발칠 정도로 만족도가 상당히 낮았던 1~2년 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지난 2011년 4월. 군은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전문적으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장효성(31) 평생교육사를 공채를 통해 뽑았다. 이때부터 하동군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말도 마세요! 들어오자마자 눈물이 다 날 정도였습니다. 민원을 제기하는 불만 전화가 빗발치고 있었습니다. 직접 찾아오신 분들도 많았는데, 너무 많이 오시다 보니 업무를 못 볼 정도였습니다. 교육기간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너희 마음대로 하느냐며 불만을 제기하신 거죠. 그 이후에 프로그램 전반을 점검했는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짜다 보니 불만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하는 수요자 중심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짜는데 주력했다.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처음에 의심의 눈초리로 대하던 수강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다음 프로그램에 그 의견을 반영하자 서서히 그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의 이런 노력 덕분에 수강생들의 불만은 사라졌고 프로그램 만족도는 점차 높아졌다.

"민원을 제기하는 전화가 지금은 전혀 안 옵니다"라며 그는 2년 넘는 공무원 생활 중에 가장 큰 성과라며 수줍어했다.

2012년 초 하동군은 37개국 451개 도시를 회원으로 하는 국제교육도시연합(IAEC)에 가입하게 된다.

국제교육도시연합은 평생학습정책 등과 관련, 회원 도시의 우수 사례를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국제단체다. 하동군은 국내 자치단체 중 9번째로 가입했다.

하동군이 추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우수 사례를 외부에 소개하고, 특히 하동군을 알리려면 이 단체의 가입이 꼭 필요하다는 그의 제안으로 가입하게 된 것이다.

"하동군은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용관인 평생학습관이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다른 도시 못지않게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잘 되고 있는데,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국제교육도시연합 가입을 제안하게 됐습니다."

국제교육도시연합에 가입한 이후 곧바로 성과가 나타났다. 그해 4월과 9월에 열린 국제교육도시연합 세계총회와 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 회의에서 하동군의 평생학습 프로그램 우수 사례를 발표함으로써 작은 시골 도시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얻은 것이다.

더불어 그가 공직에 발을 디딘 이후 국가 공모 사업에 처음으로 도전했던 성인문해교육지원사업이 3년 연속 선정되면서 지난해 5월 하동군이 경남권 거점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특히 그는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는 공직생활에도 지난해 하동군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되는 개인적인 영예도 안았다.

이달 말 결혼을 앞둔 그는 "공직생활 동안 기본에 충실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전했다.

"민원을 해소하고 군민들의 불만을 없도록 하는 게 공무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개발이나 강화보다는 군민들의 요구를 수렴하고 반영하는 게 최우선이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공무원의 기본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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