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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무사히 나고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

[제비야 뭐하니] (19) 제비 강남 가는 중양절

오광석(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webmaster@idomin.com 2013년 10월 15일 화요일

구절초 향기 가득한 계절이 왔다. 산과 들녘 국화꽃이 만발해 있다. 지난 주말 10월 13일은 중양절(중구절)이었다. 국화전에 국화주가 그리운 날이다. 중구절에 구절초는 줄기에 아홉 마디가 생겨 이름이 구절초라고 했던가?

제비가 제비꽃 피고 진달래 피던 3월 3일 삼짇날에 왔다가 음력 9월 9일 중양절(중구절)에 강남 간다고 했다. 음양 사상에서 양수에 해당하는 길일에 왔다가 길일에 떠난다고 예로부터 귀하게 여겨왔다.

이제 나고 자란 고향땅을 떠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강남으로 찾아간다. 그런데 왜 강남이라고 했을까? 강남은 어디인가? 강남은 중국 창강(양쯔강) 이남 지역을 말한다. 강의 기준이 중국의 중부 지역을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는 창강을 기준으로 했다.

창강 이남은 겨울에 제비가 있을까? 아니다. 여기도 우리나라와 같이 제비가 번식하는 곳이고 가을이면 더 남쪽으로 내려간다.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다. 강남은 중국인들이 겨울에도 따뜻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상징하는 곳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나서 자란 제비는 어디에서 겨울을 날까? 새들의 이동을 연구하는 조류학자들은 그 경로를 알아내는 방법으로 가락지, 추적 장치, 레이더를 주로 활용한다. 제비는 주로 발가락지를 달아서 확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63년부터 67년까지 경희대학교 원병오 교수를 중심으로 여러 학자들이 100가지 넘는 새의 엄청난 개체에 가락지를 달았고, 그 가운데 제비도 1만2000개체 남짓 가락지를 달았다. 이동에 대한 최초 연구다.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락지를 단 제비가 필리핀에서 두 개체 발견되었고, 태국 방콕에서 가락지를 단 4개체가 우리나라 서울, 전북 완주와 경기도 포천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경기도에서 가락지를 단 개체가 다음해 평양에서 관찰되기도 했다.

최근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에서 일본에서 2007년 7월에 단 제비가 전남 홍도에서 2010년 4월 관찰 확인한 사례가 있다. 제비는 이렇게 고향도 한 곳을 고집하지 않고 일본도 가고 북한도 가고 있다.

국내 자료와 일본 자료를 종합하면, 제비의 월동지는 대만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지방이다. 거리를 따지면 짧게는 대만 약 1500km에서 길게는 호주 5500km 정도가 된다.

필리핀에서 발행한 도감에 제비가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관찰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늦게는 5월에 이동하는 개체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는 새 가운데 하나인 제비는 유럽과 아프리카·중동·아메리카까지 넓게 퍼져 있다. 제비는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아왔으며, 우리나라와 호주, 동남아시아, 일본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들을 보이지 않게 이어주는 새이다.

이번에 떠난 제비들이 월동지에서도 무사히 잘 지내다 다시 이곳 고향땅으로 힘차게 날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오광석(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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