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방사선 증후군 회복돼도…장기·영구 세포손상 가능성 커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아직도 방사능 수증기나 오염수가 유출되는 등 현재 진행 중이다. 이는 인근 국가의 국민 대다수가 수산물 먹을거리를 꺼리는 등 일상 생활에 위협을 주고 있다.

하지만 방사능 오염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적다.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인체에 조사(照射)된 방사선(이온화방사선)은 단백질이나 세포막, DNA 등이 직접 이온화되기도 하지만 신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을 이온화시켜 자유유리기를 생성한다. 이는 핵산(DNA)에 작용해 간접 손상을 일으키는데, 일반적으로 99% 이상 원상 회복되나 일부는 정상 회복되지 못한다.

손상된 핵산은 염색체의 이상을 가진 채로 사멸하게 되면 급성 혹은 만성 방사선 부작용을 일으킨다. 체세포가 염색체 이상을 가진 채 생존하면 이의 일부가 돌연변이로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생식세포인 경우는 후손에게 선천적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방사선에 의한 직접 피해의 대표적인 결과는 급성 방사선 증후군이다. 주로 신경혈관계, 조혈기계, 위장관계, 피부 등에 손상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통은 전구기, 잠복기, 주증상기, 회복 혹은 사망의 4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구증상을 일으키는 노출의 최소량은 100rad(방사선을 쬔 물체가 흡수한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정도다. 식욕 감퇴, 오심, 구토,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3일 정도 지속했다가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는 잠복기가 1주에서 3주 정도까지 이어진다. 림프구와 혈소판, 위장 점막의 세포들은 계속해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후 질병의 발현 가능성은 노출된 방사선에 비례한다. 이때 증상의 경중에 따라 사망하거나 회복이 되는데, 문제는 이 시기에 회복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출 이후 급성 방사선 증후군에서 회복됐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암(특히 갑상선, 생식기, 유방, 골수, 림프선 등)이 많이 발생한다. 신경세포의 지속적인 손상으로 시력이나 청력의 저하, 신경학적 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생식세포에서 변화는 유전적 손상으로 기형을 지닌 자손을 태어나게 한다.

방사선의 인체 영향에 대한 접근은 세포 사멸에 근거를 두는 결정적 영향과 돌연변이로부터 기인하는 확률적 영향으로 구분한다. 결정적 영향은 세포 사멸의 비율이 노출 선량, 노출 기간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선 노출이 증상을 나타내며, 급성 대량노출에서 현저한 영향을 받는다. 확률적 영향은 작은 선량에서도 그 크기에 비례하는 만큼의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강조할 점은 이는 과학적인 직접 증거에 의해 도출된 것이 아니라 일본 원폭피해 생존자로 대표되는 고선량 노출 집단에서 역학적 귀결로부터 유추했다는 것이다.

방사선은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세포 수준에서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피폭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최용휴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직업환경의학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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