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진료·간병비 부담 적다' 등 이유로

보건의료노조가 3일 진주의료원 퇴원 환자 2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경남도와 홍준표 지사에 의료원 장비 반출 중지와 재개원을 촉구했다. 조사 결과 응답 환자 90%가 진주의료원 폐업이 부당하다고 답했으며, 92.5%가 재개원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23일까지 진주의료원 퇴원 환자 중 정상 퇴원자, 사망자, 면담 거부자를 제외한 환자(혹은 환자 보호자) 40명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 혹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 해고된 진주의료원 간호사들이 맡았다. 환자 1차 실태 조사(조사기간 4월 30일∼5월 7일)에는 42명이 참여했었다.

조사 결과 지난 2월 26일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 발표 당시 203명이던 환자 중 지금껏 숨진 이는 28명으로, 1차 실태조사 시기(5월 중순 이후)보다 4명 더 늘었다.

응답자 40명 중 15명은 "건강이 더 악화됐다", 13명은 "변화가 없다"고 했으며, 단 2명만 "좋아졌다"고 답했다. 나머지 10명은 무응답이었다.

노조는 그 예로 지체 2급 하반신마비를 앓는 박모(여·53) 씨의 경우를 들었다. 박 씨는 의료원 퇴원 뒤 재활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 '척수공동증'이라는 병이 새로 생겼다. 가까운 병원에는 재활의사가 없거나 입원해도 2주 이상 한 병원에 입원할 수가 없어 최근에는 집에만 있는 상태라고 했다.

현재 입원 중이거나 통원 치료를 받는 병원 상태를 의료원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23명이 "더 안 좋다"고 답했고, 7명 만이 "차이가 없다"고 했다.

진주의료원 퇴원 뒤 경남도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 묻자 27명이 "지원이 전혀 없었다"고 응답했고,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2명에 그쳤다.

의료원 폐업의 부당성을 묻자 36명이 "부당하다"고 답했다. 무응답자가 3명이며, 나머지 1명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개원 여부에는 무응답자 3명을 제외한 37명 모두 "재개원을 희망하고 재개원 되면 꼭 다시 가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방문이 쉽다 △진료비가 저렴하다 △친절하다 △공동간병제도로 간병비 부담이 적다 △시설·장비·환경 등이 좋다 등을 들었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 2차 실태조사 결과와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홍 지사와 경남도에 "환자를 위해 가동해야 할 진주의료원 의료장비와 진료 재료, 물품들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는 파렴치한 행위를 중단하고 국회 결정을 존중해 재개원 방안을 하루속히 마련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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