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한우 암소 구이에 된장국수면 입 속에도 축제

[경남맛집]진주시 초전동 은행나무 한우촌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3년 10월 02일 수요일

10월 진주는 명실상부 축제의 도시가 된다. 남강유등축제를 시작으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개천예술제가 한꺼번에 열려 남강 변 일대는 온통 축제 인파로 가득하다.

진주시에 따르면 남강유등축제를 찾는 관광객 수만 한 해 300만 명을 훌쩍 넘긴단다. 축제가 열리는 보름 동안 진주시 인구의 10배가 넘는 사람들이 진주를 소위 '들었다 놓는' 격이다. 전국에서 몰리는 외지인들 탓에 정작 진주 시민들은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축제를 즐기는 데 먹을거리가 빠질 수 없다. 어떤 관광지든 그 지역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지역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당을 공략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번에 찾은 진주 초전동 '은행나무 한우촌'(이하 은행나무)은 일대 학교 교장·교감선생님들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 많이 찾기로 유명한 나름 검증(?)된 식당이다.

진주 선학봉 자락을 가로질러 초전동과 장대동을 잇는 말티고개로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초전 대림아파트 뒤 야트막한 언덕배기 동쪽 끝자락에 살포시 앉았는데, 식당 주변으로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가을 운치를 더한다.

승용차 10대는 거뜬해 보이는 주차장을 지나 식당 건물로 들어서는 계단 옆에는 수령이 50년은 넘어 보이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손님을 반긴다. 식당 이름이 은행나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은행나무가 지역에서 이름난 것은 '한우 암소'만 고집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갈빗살·살치살 등 한우 암소 특수부위 모둠./김구연 기자  

은행나무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김해에 있는 도축장에서 고기를 들인다. 육질 등급 1등급 1+ 이상만 들이는데, 진공 포장돼 신선도를 명확히 알 수 없는 부분 육이 아닌 한우 암소 한 마리를 통째로 들여온다.

김미경 사장은 한우 암소를 전문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 "한우 거세육이 육질이 부드럽고 질감이 좋다고들 하는데, 한우 암소는 육질 약간 질긴 면이 있더라도 거세육보다 육즙이 풍부하고 더 고소하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그 때문에 암소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기도 하고요"라고 밝힌다.

한우 암소는 주중 수요에 따라 금요일에 한 마리를 받기도, 반 마리를 받기도 한단다. 이는 식자재 회전율이 빠르다는 것을 방증한다.

은행나무가 내놓는 주요 메뉴는 '한우모듬생등심'이다. 촘촘한 마블링이 인상적인 큼지막한 생등심과 함께 제비추리, 갈비, 낙엽살, 청장(양지 업진살), 치마살 등이 조금씩 나온다.

한데 은행나무를 자주 찾는 단골들이 즐겨 먹는 메뉴는 따로 있다. 메뉴판에는 적혀있지 않은 숨은 메뉴인 '특수부위 모둠'이 그것이다.

한우 가운데 맛이 뛰어나지만 양이 적어 아는 사람 아니고는 많이 내놓지 못하는 부위를 모은 것이다. 갈비, 안창, 살치살, 간바지(안거미) 살이다. 부위마다 그 맛이 천차만별이라 한우 암소 고기가 가진 다양한 풍미를 충분히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특별히 주문해 맛보는 것이 좋겠다.

갈빗살은 풍부한 지방질 내는 고소한 단맛이 일품이라면, 지방질이 적은 안창살과 간바지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한우 근육의 질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지방과 근육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살치살은 입에서 살살 녹아내리기 마련이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은행나무의 상차림은 고기가 가진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다. 밑반찬이라고는 배추김치와 쌈 무, 양파초간장 절임이 전부다. 상차림이 헐빈하다 푸념을 늘어놓을 요량이라면 먼저 김치를 맛보시라. 매년 김장철에 1000포기 이상을 직접 담가 숙성시킨 묵은지의 시원 칼칼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한우가 가진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데는 이 집 묵은지 만한 게 없다 싶을 정도다.

고기를 다 먹고 난 뒤에는 된장찌개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 멸치, 디포리, 양파, 대파, 무, 다시마 등을 우려낸 육수에 집된장과 가공 된장을 1대 1 비율로 섞은 된장을 쓴다. 된장찌개에는 손님상에 나가지 못한 자투리 고기가 들어가 깊고 진한 맛을 더한다.

   
  별미 된장국수.  

특별한 점은 고기를 구워먹은 돌판 위에 된장찌개를 부은 다음 그 안에 금방 삶아 낸 소면을 넣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된장국수로 이름붙여진 이 메뉴는 개업 초기 김미경 사장 오빠가 개발해 내놓은 음식이란다. 은행나무를 자주 찾는 이들은 밥보다 국수를 더 선호한단다.

한우를 진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라 말할 수는 없을 테다. 하지만 한 음식점이 지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음식 맛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무언의 예시이기도 하다. 김미경 사장은 초록우산, 진주문화연구소, 히말라야 아트갤러리 등을 후원하며 건강한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비록 진주 특산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지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 줄 줄 아는 음식점을 애용하는 일도 '착한 소비'의 한 부분이 아닐까?

   

<메뉴 및 위치>

◇메뉴: △한우모듬생등심 1만 8000원(150g) △한우한접시 2만 5000원(600g) △한우육회 대 3만 원·소 1만 5000원 △고기드신 후 된장찌개 3000원 △소면 3000원 △불고기백반 8000원 △갈비탕 6000원 △물냉면 6000원 △비빔냉면 6000원 △소고기 국밥 6000원 △된장국수 6000원 △된장찌개 6000원.

◇위치: 진주시 초전동 696번지(말티고개로 89-6). 055-758-5236.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