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총 열고 자본금 감소 승인 건도 의결

결국 류정형(56·사진) STX조선해양 부사장(조선소장)이 STX조선해양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7일 오전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류정형 부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류 부사장은 STX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로 뽑혔다.

이날 주총에서 자본금 감소 승인의 건도 통과됐다. 최대 주주(㈜STX)는 100대 1, 일반 주주는 3대 1 비율로 주식을 감자하고 자기주식(자사주)도 전량(110만 주) 무상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 자본금은 2144억 원에서 493억 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감자 기준일은 10월 30일이다.

류정형 신임 대표는 오는 10월 1일 취임한다.

류 대표는 울산대학교 조선공학과를 나와 1984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이사를 지냈고, 2006년 STX중공업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부터는 STX조선해양으로 발령 나 내업생산본부장, 생산총괄 전무 등을 거쳤으며 2012년부터 STX조선해양 조선소장(부사장)을 맡고 있다가 이번에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

   

채권단이 본래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로 내정했던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주총 하루 전인 26일 돌연 사퇴하면서 갑작스레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게 된 류 대표는 앞으로 STX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와 강도 높은 구조조정 책임을 떠안게 됐다.

한편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이날 주총 이후 STX조선해양의 경영권을 상실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강덕수 회장의 STX엔진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관련업계에서는 산은이 강 회장과 STX그룹 반발에도, 강 회장을 STX조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했던 전례로 미뤄 STX엔진 등 다른 계열사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박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산은은 이날 채권단 간담회에서 STX엔진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강 회장의 경영책임을 묻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본인(강 회장)이 백의종군을 하겠다고 했으니 등기이사직을 유지시켜 주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설명도 있었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강 회장을 STX조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하는 과정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산은이 부담을 느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산은은 강 회장의 STX중공업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박탈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산은은 내달 초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어 STX중공업의 새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구성을 새로 할 예정이다. STX엔진의 대표이사도 바꿀 계획이다. 양사는 모두 내달 29일 임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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