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지역 시의원, 실익·승산 없다 판단

옛 마산지역 창원시의원이 통합 창원시 청사 조례 무효소송 항소를 포기했다.

지난 17일이 항소 제기 기한 만료일이었지만 마산지역 시의원은 대부분 실익과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황일두 의원과 함께 1심 소송을 제기했던 송순호(통합진보당·내서읍) 의원은 "회원구 시의원은 승산은 없지만 청사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항소를 주장했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 실익이 없고 승산도 없는 재판을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 자문 결과 역시 항소를 해도 1심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 항소는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항소 포기 이유는 안홍준(새누리당·마산회원) 국회의원이 마산지역 사회단체와 마산합포구 지역 시의원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항소를 계속하려며 안 의원이 이주영(새누리당·마산합포) 국회의원의 '마산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 서명에 동참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안 의원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마산 분리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청사 갈등을 해결하려면 항소를 통해 청사가 창원으로 결정 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정부의 조정을 요구하는 한편 홍준표 지사의 도청사 이전 공약실천을 압박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안 의원 측은 "정부에 갈등조정위원회 구성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창원 갈등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중재와 조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동시에 홍준표 지사의 공약 이행을 압박해 시청사 또는 도청사가 마산으로 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주영 의원은 '마산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23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다.

이 의원은 80여 명 국회의원 서명을 받아뒀지만 법안 통과에 힘을 싣고자 그동안 안홍준 의원의 서명 동참을 기다려왔다.

이주영 의원 측은 "그동안 안홍준 의원의 동참을 기다렸지만 안 의원의 의지가 강해 동참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추석연휴 많은 시민을 만나며 의견을 들었고 발의하기로 정했다"며 "내일 시청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주영 의원의 법안 발의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이 의원이 단독으로 법안을 제출하게 돼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다. 두 명의 의원이 마산 분리에 대해 뜻을 모으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국회의원의 동의를 얻을 명분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탓이다.

반면 그동안 마산 분리에 목소리를 높여왔던 사회단체는 법안이 상정되면 심의과정에서 통합 창원시의 갈등에 정부가 관심을 두게 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마산살리기범시민연합 김호근 사무총장은 "우리의 궁극적인 바람은 소외된 마산 민심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두 의원이 힘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법안이 제출되면 국회와 정부에서 더 관심을 두게 될 것이다.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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