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시장 "좋은 만남 기원"- 이주영 의원 "마산 상실감"피력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 무학산 만날재에서 열린 '계사년 만날제'가 많은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틀간 만날재를 찾은 시민들은 10만여 명으로 추산되며, 21일 오후 개막식장 주변에는 3000∼4000여 명의 시민이 운집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가수 현철 씨의 공연 외에도 만날고개 설화를 재구성한 마당극 <모녀상봉지곡>과 민요창·전통 굿거리 춤 등 다양한 전통 예술공연이 펼쳐질 때도 많은 시민이 몰렸다. 또한 민속 연날리기, 우리굿 한마당, 민속체험, 민속놀이 대회 등 다양한 체험·전시 행사가 곁들여져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최근 창원지역 주요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때마다 나타나는 '통합시청사 위치 선정'과 '마산 분리' 문제 등을 둘러싼 미묘한 갈등 양상이 '만날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개막식에서 박완수 시장은 "통합 후 만날제에 4년째 참가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시민이 오신 건 처음이다. 풍성함 속에서 좋은 만남을 가지시길 기원드린다"며 축사를 했다.

21일 만날제에서 가수 현철 씨의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박완수 창원시장과 이주영 국회의원은 객석에 나란히 앉아 함께 웃으며 즐겼다. /사진 임채민 기자

하지만 '마산 분리 법안' 국회 통과를 추진 중인 이주영 국회의원은 "마산의 상실감"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이 의원은 "여기 다들 웃고 계시지만 마음 한구석에 좀 그런 게 있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름을 창원시로 우리가 양보했으면 약속대로 통합시 청사는 마산에 배려해주는 게 상식과 순리에 맞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과욕을 부리더란 말입니다. 과욕을"이라며 군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의원은 또한 만날제의 정식 축제 명칭이 '계사년 만날제'로 정해진 점을 언급하며 옆 좌석에 앉아 있던 박완수 시장을 우회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이 의원은 "마산에 계신 시민들이 상실감이 있더라도 이런 축제를 통해 화합을 해야 하는데, 또 섭섭한 마음이 생긴다. 만날제는 마산의 고유한 축제고 명품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통합시 명칭이 창원시로 되었지만 만날제 명칭은 마산 만날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상실감 가진 시민들 마음을 조금이라 달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창원시청-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이주영 의원과 불편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안홍준 의원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한미동맹 60년 행사에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계사년 만날제'가 역대 최다 군중이 모인 축제로 마무리되었지만 올해 예산 규모는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가 시·군당 하나의 축제만 예산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그동안 만날제에 지원되던 경남도 예산 500만 원이 사라졌다. 이에 창원시 예산 역시 일부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만날제'를 준비한 한 관계자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서서히 만날제 공간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고 지역의 대표 축제로 육성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또 일부에서는 의례적인 행사로 접근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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