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경막하 혈종 수술하면 후유증 없어

만성 경막하 혈종은 성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뇌출혈의 한 종류다.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하지만 다른 뇌출혈과는 달리 특별한 신경학적인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회복하는 게 특징이다.

만성 경막하 혈종은 가벼운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벽이나 가구,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고 나서 발생한 경미한 뇌출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증가하게 된다.

증상은 보통 다치고 나서 2주에서 2개월 정도 지난 이후 두통, 어지럼 등이 심해져 병원에 온다. 반신마비, 보행 장애, 혼돈 및 이상 행동을 보여 뇌졸중이나 치매로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생기는 뇌 위축으로 두개강 내에 여유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져 초기에 발생한 가벼운 뇌출혈이 두통이나 마비 등 신경증상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뇌경색이나 심장질환의 치료·예방 목적으로 항혈전제, 항응고제 등을 많이 복용한다. 이렇게 되면 외상 이후 출혈 발생 가능성이 크며 초기 가벼운 출혈이 회복되지 못하고 만성 경막하 혈종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그 외 우리 몸에 출혈 경향을 높이는 여러 가지 질병이 있는데 간경화를 포함한 간 기능 저하 상태가 대표적이다. 장기적인 음주는 머리 부분을 다칠 위험이 크고 신체의 지혈 기능이 저하돼 만성 경막하 혈종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출혈로 인한 뇌압 상승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어지럼증이나 구토, 오심 등을 동반하게 된다. 환자의 연세가 높을 때는 두통보다는 상하지 마비나 보행 장애 같은 뇌졸중 증상으로 병원에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간질 경련 등을 주 증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병력을 확인해보면 병원을 찾기 2~3주 전에 머리를 다치거나 넘어진 사실이 확인되기도 한다.

급성 뇌출혈, 뇌졸중, 뇌종양같이 두통, 마비, 혼돈 등을 유발하는 뇌병변과 감별이 필요하다. 이는 뇌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검사를 시행하면 확인된다.

치료를 위해 대부분 수술을 하게 된다. 천공술 및 혈종 배액술로 두개골 측두부에 지름 1cm 정도의 구멍을 1~2개 뚫고 고인 피가 흘러나오도록 하는 방법이다.

   

신경외과에서 이루어지는 수술 중에서는 비교적 간단하며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된다. 3~4일 정도 튜브를 통해 고인 피를 배출시키고 나서 회복을 기다리면 되고 보통 수술 이후 2주 지나면 퇴원 가능한 상태가 된다.

비록 수술 치료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다행인 점은 다른 뇌출혈과는 달리 치료 이후에 신경학적 장애를 거의 남기지 않고 회복이 되는 병이라는 것이다.

/고원일 창원파티마병원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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