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분리 두고 등돌린 이주영·안홍준…해결자 아닌 갈등 유발자 처지 인식을

이주영 의원과 안홍준 의원은 나이가 같다. 한 사람은 마산합포구가 선거구며 한 사람은 마산회원구 출신이다. 같은 동갑내기로 나란히 마산 두 개 선거구를 사이좋게 나누어 가진 선량인데다 어디 그것뿐인가. 똑같이 집권 여당 소속의 정치적 동지이니 국회의원 중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말발은 또 어떤가. 도내 의원들을 한 줄로 세워 면면을 살펴도 그들을 능가하는 다선의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창원에선 유독 더 두드러진다. 5명 중 나머지 3명이 모두 초선 의원이라 경력을 놓고 경쟁한다면 필적할만한 상대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두 의원이 통합시 청사 문제만 나오면 팽하고 돌아서 버리는 사이가 될 만큼 나빠졌다. 작년 총선에서 두 의원이 옛 창원지역 두 의원과 마찬가지로 청사 유치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것까지도 똑같은데 그 공약이 물거품이 되면서 입장을 서로 달리한 데 따라 빚어진 갈등이다. 이 의원은 자신의 공약을 의식한 탓인지 마산 분리 법안에 불을 댕겼으나 안 의원은 자신의 공약은 버리고 대신에 홍준표 지사의 도청 마산이전 공약을 붙잡고 늘어졌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해명이나 사과 따위는 하지 않았다.

이주영 의원은 도청을 마산으로 가져오는 것은 시청을 가져오기보다 더 어렵다는 지론을 폄으로써 도청 마산 이전론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쯤 되면 아무리 가깝고 좋은 관계라도 사이가 틀어지지 않을 수 없다. 사적으로 친구나 선후배 사이라 한들 평소의 선의가 그대로 유지되기란 가망 없는 일이다. 며칠 전 박완수 시장이 마련한 창원시 국회의원 초청간담회는 안 의원의 독무대가 된듯했다. 그는 시의원들을 향해 전원 사퇴하라고 윽박질렀다. 청사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으니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합리적 호통(?)이 아니다. 3개 시 통합은 누가 주도했는가. 중요 당사자는 당시의 국회의원들이며 따라서 안 의원이 자유로운 처지에 있지 않음을 깨우쳐준다. 현재의 시의원은 통합 후 선출됐고 그들은 통합준비위원회의 합의사항을 준수키 위한 절차를 밟다가 지역 이해가 충돌하면서 파탄이 났을 뿐이다. 주민 자율이란 명분에 숨어 수수방관하다 인제 와서 시의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온당한 자기변명이라고 할 수 없다.

청사소재지와 관련한 신문보도가 지역을 편들어 갈등을 부추겼다는 관점은 왜곡된 것이다. 청사 유치공약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정황을 두고 추측건대 아마도 그 지적은 마산 쪽 언론사를 지칭하는 것이겠다. 하지만 해당하는 언론사들의 논조가 편향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언론은 협의의 지역이익을 전파한 것이 아니라 통준위의 합의사항이 시민통합의 시작점이 되는 만큼 그 원칙을 존중하는 것이 갈등을 잠재우는 가장 아름다운 결말임을 환기시킨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안 의원도 지금의 갈등이 통준위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데서 비롯됐음을 인정하고 있을 줄 알며 시의원 사퇴론도 그래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두 의원이 지역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그렇게 명백하게 다르다 보니 이제는 그야말로 가깝고도 먼 당신으로 돌아선 인상이 짙다. 국회의원은 뱃심이 좋아 서로의 불편쯤 능히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민은 그렇지않다. 같은 지역민끼리 편이 갈라져 서로 불화하는 법을 학습한다. 시의원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통합전이나 후나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은 약화된 채 되레 갈등 유발자가 되고 있음이다. 시의원들에게 큰소리를 치거나 언론을 충고할 처지는 못 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