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주남저수지에 가시연꽃 없고 연꽃만 무성한 이유

[할 말 있습니다]주남저수지 가시연꽃 군락지 문제

정우규(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대표) webmaster@idomin.com 2013년 09월 10일 화요일

얼마 전 주남저수지를 찾아 갔다. 이곳은 마산과 창원에 살 때 환경 교육, 생태계 관찰 등을 위해 자주 찾았던 곳이다. 현장에 도착하여 제방에 올라 유수지를 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눈을 의심하게 하였다.

그 많던 멸종위기종 가시연꽃은 한 포기도 보이지 않고 침입자 연꽃만 가득하여 생태계의 평형을 크게 깨트렸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문제들이 심각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주남저수지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 제2급 가시연꽃'의 전국 최대 군락지이다. 가시연꽃은 수련과에 속하는 부엽식물이고 잎의 지름이 2m이상 자라 남미 열대 지대를 제외한 세계에서 잎이 가장 큰 식물이다. 이 식물은 과거 모스크바 지역, 폴란드 등 유럽에서부터 인도, 인도지나반도, 중국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극동지역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던 식물이었다. 하지만 습지의 농경지 개발과 매립 등으로 멸종하고 이제는 주로 인도와 중국에 분포한다.

인도에서는 재배하여 식용으로 쓰고 중국에서는 자연산을 채취하여 중요한 약재로 사용한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이 종이 급격히 멸종하여 종과 자생지를 보존하고 있는 식물이다. 이 종은 수련과에 속하는 식물로서는 유일하게 한해살이이고, 충분한 개체군이 되지 못하면 자가수분을 하는 개체들이 많아 열성인자의 표현형 발현이 많아 멸종하기 쉬운 종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세기 동안 이 종은 90%가 사라지고 10%만 남아 현재 9000포기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모든 가시연꽃의 자생지는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법적 보호를 하고, 현재의 북한지인 후쿠시마에서는 가시연꽃 축제를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가시연꽃의 분포 지점은 일본의 3분의 1~4분의 1 정도이나 그 면적과 개체수는 이보다 훨씬 좁고 적다. 특히 생물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 개체수를 500으로 볼 때 이 범위에 속하는 자생지는 주남저수지 1곳 정도이고, 5000으로 보면 자생지가 없다. 분포 면적이 넓어보여도 개체수는 보기보다 훨씬 적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학자들과 관계자들에 의해 멸종위기종에서 제외되었던 적도 있고 제외시키려 한 적도 있다. 현재 전국의 자생지는 인접지역에 있던 자생지가 사라져 다른 지역과 유전자 교류는 불가능한 상태이다. 잘 보존하지 않으면 멸종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지난 7월 31일 한국습지보전협회 정우규 대표가 주남저수지 연꽃 분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이런 가시연꽃의 자생지 주남저수지에 연꽃이 침입하여 가시연꽃을 비롯한 다른 식물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급속도로 점령해 가고 있다. 연꽃은 가시연꽃보다 생활력이 훨씬 강하다. 일본의 경우 연꽃의 땅속줄기가 1년 동안 자라나가는 속도가 10m까지 된다고 한다. 만약 연꽃 군락의 지름이 100m이고 둥글다고 하면 1년 뒤 그 면적은 약 1.5배로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가시연꽃의 자생지에 연꽃이 침입하면 이미 자라던 가시연꽃을 밀어내고 다음해 씨에서 싹튼 가시연꽃의 활착을 방해하여 자라지 못하게 한다. 사람들의 전쟁과 같이 총을 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종이 살 수 없게 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사람이나 연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연 생태계에는 다양한 생물이 살아야 생태계의 균형이 유지된다. 주남저수지를 보호하는 목적은 농업용수를 저장하는 것과 함께 생물종의 유전자 자원과 종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다. 주남저수지는 철새들을 보호하는 습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철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먹이가 되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야 한다. 철새들이 먹는 먹이가 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꽃이 침입하여 생태계를 교란하고 종 다양성을 단순화하게 내버려 두면 아직 눈에 보이지 않고 계산되지 않는 직간접적인 피해는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창녕 우포 지역에서도 연꽃을 제거한 적이 있다. 하지만 너무 조급한 나머지 적절한 방법과 업자를 찾지 못하고 실행에 옮겨 실패로 끝났다. 실패로 끝났는데도 그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아니함만 못하다.

주남저수지에 연꽃이 번성하지 못하게 하고, 가시연꽃의 군락이 적절한 수준까지 유지되게 하며, 종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포 지역 연꽃의 제거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길 때와 달리 환경의 다양성까지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우고, 자문을 받고, 검토하여 연꽃의 제거가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

/정우규(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대표)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